“검찰이 17세 딸 성폭행 살해영상 방송국 유출”

엄마 “비윤리적 행위로 고통” 검찰 고소…가해자, 징역 25년 선고

미국의 한 10대 여성이 살해당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다큐멘터리 제작진에 유출되자, 유족은 이를 제공한 검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BBC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유티카에 거주하던 비앙카 데빈스(17)는 2019년 7월 친구인 브랜든 클라크(당시 21)와 함께 콘서트를 보고 귀가하던 자동차 안에서 살해당했다.

당시 클라크는 데빈스의 시신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용자들 사이에서 수백 번 공유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 유해 게시물 필터링을 피하기 위해 시신 사진 옆에 다른 사진을 나란히 붙여 올리거나 편집, 합성해서 올리는 등 비윤리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범행 사진을 패러디한 사진을 유료로 판매하겠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인스타그램 측은 이용자들의 삭제 요청이 쇄도하자, 클라크의 계정을 삭제했으나 문제의 사진은 20시간 동안 공개됐다.

데빈스 가족의 충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족은 최근 클라크가 데빈스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다큐멘터리 제작진에 유출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스콧 맥나마라 지방 검사 측에 접촉해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보도를 목적으로 영상을 요청했고, 검사는 아무 거리낌 없이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유족들은 “딸과 살해범의 성폭행·동영상과 살해 장면을 담은 다른 사진들이 온라인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 검사 등이 연방 아동포르노 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소장에 적었다.

데빈스의 어머니 킴벌리는 “지금도 딸의 시신 사진을 조롱하거나 패러디한 게시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이 동영상이 공개될까 봐 오랫동안 두려워해 왔다. 지방 검찰청이 증거들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족들이 파악하기로 현재까지 두 팀의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딸의 동영상들과 나체 사진을 공유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BBC에 “이 가족은 2년 전 비앙카가 죽은 뒤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었다”면서 “정작 피해를 본 비앙카의 어머니는 두 다큐멘터리멘터리 팀이 검찰로부터 받은 영상들을 확보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클라크는 데빈스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기소돼 지난 3월에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비앙카 데빈스(오른쪽)는 친구였던 브랜든 클라크에게 2019년 7월 자동차 안에서 살해당했다. (뉴욕포스트 갈무리)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