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앞두고 어린이 코로나 환자 급증

1주일 새 2만3550건 보고…”사망자 적지만 심각하게 봐야”

“델타 변이 감염자가 아이들에 전파”…미접종자 접종 촉구

가을학기 등교를 앞두고 최근 일주일 동안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새로 감염된 어린이 환자들이 2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전문가들은 12세 미만 어린이들이 아직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마스크 착용 등을 계속 실천할 것을 요구했다.

CNN 방송은 지난 21일 미국 전역의 학교들이 개교를 몇 주 앞두고 있으나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지난 몇 개월 간 감소했던 신규 코로나19 사례가 다시 증가 추세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어린이 환자 일주일새 2만3550건…6월 말 대비 두 배

CNN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사이에 2만3550건의 어린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미국소아학회(APP)에 보고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APP에 보고된 사례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APP 측은 어린이 코로나19 환자들이 중증으로 발전하는 사례는 아직 드물지만 미국 전역에서 이들의 코로나19 사례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급증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 12세 미만 어린이들은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피터 호테즈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델타 변이에 감염돼 아이들에게 퍼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첼 왈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왈렌스키 국장은 지난 20일 열린 상원에서 열린 보건·교육·노동 및 연금 위원회 청문회에서 “어린이 코로나19 사망자는 전체 60만명 중 고작 400명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시즌에도 (해당 연령층의) 사망자 400명은 매우 큰 숫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2세 이상은 백신접종에 관계없이 교내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

APP는 지난 19일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에 관계없이 2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 대해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예방 접종을 받은 어린이가 많을수록 학교가 더 안전해지지만 당장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어렵기 때문이다.

왈렌스키 국장은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세 미만 대상 화이자 백신 미국서 늦가을~초겨울쯤 임상결과 나올 듯

한편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은 12세 이상 연령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12세 미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백신 예방 접종이 진행되기까진 앞으로 수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또한 상원 청문회에서 “12세 미만 어린이의 코로나19 백신 데이터가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에 따르면 5~11세를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연구결과는 9월 중, 2~5세 미만 연령도 곧이어 나올 예정이며 6개월~2세 미만 연령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는 10월이나 11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과는 별도로 해당 연구결과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를 거쳐야 접종이 가능하다.

LA 코로나19 이동검사소의 어린이 검체 채취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