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솔린 가격 1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블룸버그 “원유가격 보다 떨어지는 전대미문의 상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올 들어 32% 폭락한 미국 개솔린 가격이 1갤런(3.78ℓ)당 1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원료인 원유가격보다 가공제품인 휘발유 가격이 더 저렴한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유가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가 연료 수요에 타격을 입히면서 미국 켄터키주 런던시에 99센트짜리 주유소가 등장했다”면서 “개별 주유소가 갤런당 1달러 미만으로 휘발유를 판매한 것은 2016년 아이오와가 마지막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환자가 23일 기준 미국에서 4만6000명을 넘어서면서 경제가 침체(recession) 국면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휘발유값이 내려가면 연료 소비를 유도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실업률이 치솟고 국내총생산(GDP)이 급감하는 상황에서의 유가 하락은 경기침체의 또 다른 지표가 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국 전역에서도 휘발유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제공하는 개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주간 평균 휘발유 소매가격은 23일 현재 갤런당 2.248달러에서 다음달 중순 1.49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4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폴 빙엄 수송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거의 기름을 버릴 수도 없는 지경까지 왔다. 가격 탄력성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면적인 수요 파괴”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지의 영역(uncharted territory)에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1930년대 대공황을 능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스턴 소재 석유컨설팅기업인 리포우오일어소시에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도 “미국에서도 1달러의 휘발유 가격이 일반적이진 않겠지만, 8월까지 전반적으로 낮은 소매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런당 99센트에 개솔린을 판매하고 있는 켄터키 스퍼 오일 주유소/googl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