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코’로 코로나19 잡는다

유펜, 개 후각 이용한 탐지 연구

래브라도 리트리버 8마리 훈련

개의 발달된 후각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탐지하는 방안을 미국 대학이 실험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수의학대학원 연구팀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8마리를 훈련견으로 모집했다. 연구팀은 이 개들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연관된 냄새를 탐지할 수 있는지 실험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만약 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이들을 일종의 ‘탐지견 부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내에 도구를 삽입하지 않고도 공항이나 상가, 병원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방법이 통할 경우 기침, 발열 같은 증상이 없는 무(無)증상 환자도 식별해낼 수 있다.

WP는 개가 약품이나 폭발물, 밀수한 식품은 물론 말라리아나 암, 심지어 플로리다 오렌지 과수원을 황폐화시키는 박테리아까지 냄새로 알아낼 수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를 탐지해내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끄는 이 대학 수의학대학원 워킹독센터의 신시아 오토 국장은 연구 결과 바이러스는 저마다 고유한 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개들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자와 음성 판정자의 소변과 타액을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식별하는 훈련을 받은 뒤 실제 사람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탐지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오토 국장은 이 단계에서 개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서 있거나 돌아다닐 때 이를 탐지하도록 훈련할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이는 또 다른 개념 검증의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학은 개가 말라리아에 감염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이 대학 질병통제학과 과장 제임스 로건은 개가 “코로나19 대응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진단 도구”라고 말했다.

로건은 몇 주 내에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한 뒤 개들을 훈련해 영국 내 공항들에 6마리를 배치한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개 한 마리는 시간당 250명의 사람을 검사할 수 있다”며 다른 나라의 공항이나 국경검문소에 배치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래브라도 리트리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