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남편 석방 후 아내 살해…멕시코 ‘부글부글’

법원, 혐의 살인미수→가정폭력 낮춰 남편 석방

멕시코 시민단체 “‘여성살해’ 형량 높여라” 시위

 

멕시코에서 가정폭력 혐의를 받고 남편이 석방된 후 아내가 총격으로 숨진 채 발견돼 멕시코 사회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후안 카를로스 가르시아 멕시코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아내 아브릴 페레즈 사가온은 지난 25일 자신의 차 안에서 두 10대 자녀가 보는 가운데 총을 맞고 숨을 거두었다.

지난 1월 가르시아는 아내 페레즈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었다. 법원은 이달 초 그의 혐의를 ‘가정폭력’으로 낮추며 보석으로 석방시켰다.

페레즈는 남편에 대해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했고, 세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얻기 위해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었다고 알려졌다.

페레즈는 다른 도시로 이사했지만, 양육권 분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멕시코시티에 들렀다가 청부살인업자로 추정되는 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살해당했다. 당국은 가르시아에 대한 수배령을 내리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멕시코 여성단체들은 당국이 가정에서 학대당하는 여성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멕시코에 만연한 성폭력을 규탄하며 ‘여성살해’ 범죄 형량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레즈가 사망한 날은 공교롭게도 유엔이 여성에 대한 폭력 철폐를 위해 국제기념일로 지정한 날이다.

지난 8월 멕시코시티에서는 10대 소녀 두 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던 경찰 몇 명에 대한 수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나면서 버스정류장 등 일부 시 자산이 파괴되기도 했다.

가정폭력 혐의 남편이 석방된 후 살해된 채 발견된 아브릴 페레즈 사가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