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살찌는이유…’인류 진화의 결과’?

“비만으로 인한 면역 저하, 코로나19에 취약하게 만들어”

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그러나 인간도 가을철 몸무게 증가를 피해갈 수는 없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날이 선선해지면서 식욕이 당기고 체중이 늘어나는 건 더 추워질 날을 대비해 몸에 지방층을 쌓으려는 인류 진화의 결과다.

외부 온도가 떨어지면 인간은 체내 장기를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조상들은 오랫동안 겨울철에 먹을 것을 찾지 못했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몸은 가을부터 몸안에 지방을 비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현대 인류는 적정 온도의 쉼터를 곳곳에 마련해 더는 겨울철 에너지 소모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 또 음식은 부족하기는커녕 과잉이 문제가 되는 시대다.

문제는 환경이 이렇게 변했다고 해서 날이 추워지면 몸에 지방을 채우는 몸의 본능이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인류 진화 속도가 문명 발달을 못 따라간 것이다.

그렇다면 말과 덩달아 살찌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과식을 불러 비만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습관은 불규칙한 식사다.

한동안 음식을 먹지 않다가 갑자기 먹게 되면 필연적으로 과식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소화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이뤄지고, 지방 축적률이 더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다이어트 보조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금물이다. 간단한 운동이라도 병행해 체내 근육을 단련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비만을 치료한다는 근거가 있는 약물조차도 장기적으로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보조제는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체내 근육이 부족해 신체 활동량은 줄어든 상태에서 약을 끊으면 식욕이 다시 올라와 더 빠르게 살이 찐다는 것이다.

특히 올가을은 비만인이 더욱 취약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체중 증가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비만은 혈관 내 지방 축적을 유발해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는 면역물질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한다”며 “이에 따라 코로나19 등 외부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 한정식.©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