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고통 캘리포니아에 물 도둑 기승…범인은?

대부분 대마초 재배업자들…트럭 동원해 ‘물 차떼기’

캘리포니아주가 기록적인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물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CNN 방송은 23일 “캘리포니아 물 도둑들이 극심한 가뭄 속에서 부족한 물을 훔치며 일부 지역 사회를 황폐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도둑들은 소화전과 상수도관에 호스나 파이프를 연결해 물을 빼돌리거나 가정집 식수와 농장의 농업용수까지 훔쳐 달아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어류·야생동물국 소속 불법 대마초 재배업자 단속 팀장인 존 놀스는 “물 도둑이 이보다 더 심했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LA 앤털로프 계곡 일대의 마리화나 불법 재배 시설
LA 앤털로프 계곡 일대의 마리화나 불법 재배 시설[LA 카운티 셰리프국 트위터 캡처]

로스앤젤레스(LA) 북부 앤털로프 계곡 지역에선 물 도둑 때문에 수압이 낮아져 주민 300여명이 사용하는 상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되는 상황도 빚어졌다.

도둑들이 상수도 파이프에 구멍을 18개나 뚫어 물을 빼가는 바람에 당국은 50만달러(5억7천만원)를 들여 수리했다.

또 물 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지역사회는 소화전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아예 소화전을 없앴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물 도둑 단속 강화에 나섰다.

어류·야생동물국 산하 단속팀은 최근 물을 훔친 대마초 재배업자 900여명을 중범죄 혐의로 체포했고 하천에서 물을 빼돌리는 데 사용된 400마일(643㎞) 길이의 파이프도 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