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찾았다

한국 최대 미제사건 33년만에 실마리

부산 구치소 수감중인 50대 무기수

DNA 조사 결과 희생자 DNA 일치해

공소시효 만료돼 처벌은 할 수 없어

역대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인 이른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됐다. 물론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진범으로 확인되더라도 처벌할 수 없지만 경찰 강력사건 수사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미제사건을 33년만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에서 복역중인 50대로 알려진 용의자 A씨의 DNA가 화성 연쇄살인사건 희생자의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7월 A씨를 특정하고, 두 달간 진범인지 여부를 조사해왔다.

A씨는 1994년 강간과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10차례의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실제 관여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는 없어, 진범을 가리기 위한 확인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간 경기도 화성지역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으로 전 국민적 충격을 준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꼽힌다.

연극 ‘날 보러와요’,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시그널’의 주요 소재로 극화되기도 했던 이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벌어졌다. 10명의 여성 피해자가 5년간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해됐지만 당시 수사력의 한계로 범인을 못잡은 뼈아픈 미제사건이다.

범인은 14세 여중생부터 70대 노인까지 여성 노약자만 골라 범행했으며, 그 전까지는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성도착적인 방식으로 살해해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국내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으로 기록된다.

경찰은 연인원 200만명을 동원하고 3000여명의 용의자에 대해 조사했음에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단독범의 소행인지, 다수범인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또 이 연쇄살인사건의 일부 사건 범인으로 지목됐던 용의자가 수사과정에서 목숨을 끊기도 해 과잉수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2006년 4월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후에도 꾸준히 제보받고 보관된 증거물을 분석하는 등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18일 경찰은 수감자인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밝히고, 전담반을 꾸려 용의자를 상대로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과는 19일 오전 9시30분 경기남부경찰청 기자실에서 이 사건에 대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네이버 블로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