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서배너서 말벌 둥지 제거…미국 농업 당국 ‘벌벌’
‘킬러 말벌'(Killer hornets)로 불리는 한국산 장수말벌이 미국 생태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꿀벌들을 잡아먹어 양봉업자들에게는 공공의 적인 이 말벌은 미국 서부 지역에 이어 동부의 조지아주에서도 발견돼 농업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조지아주 농무부는 “대서양 해안도시인 서배나 주택가의 85피트(26미터) 높이 나무 꼭대기에서 발견된 장수말벌 둥지를 23일 해충구제업체가 제거했다”고 밝혔다. 농무부는 “극소수의 말벌들이 살아남아 둥지를 탈출했지만 번식할 수 없는 일벌이며 앞으로 몇주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조지아주 농무부는 이달초 서배너의 한 양봉업자에 의해 말벌 2마리가 발견됐고 조지아대 전문가들의 확인 결과 장수말벌임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서배너시는 한국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로 알려진 장수말벌은 여왕벌의 몸길이가 37~44mm에 이르며 꿀벌들을 공격하기도 해 양봉업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들은 특히 늦여름에 단백질 섭취를 위해 꿀벌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아래턱뼈를 이용해 꿀벌의 머리를 뜯어가기 때문에 벌집 인근에 ‘참수’된 꿀벌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한다.
장수말벌은 수십 마리가 꿀벌 약 3만 마리를 몇 시간 안에 몰살할 수 있다. 장수말벌의 현지 명칭은 ‘아시아 거대 말벌(Asian giant hornets)’이다.
그뿐 아니라 약 6mm에 이르는 독침은 방호복도 뚫으며, 독성이 꿀벌의 7배에 달해 사람이 반복적으로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 장수말벌은 “킬러 말벌”, “야크(소와 비슷한 야생동물)를 죽이는 말벌” 로도 불린다.
장수말벌은 지난 2019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처음 발견됐었다. 말벌이 미국에 자리잡을 경우 양봉업은 물론 꽃가루가 옮겨져야 풍작을 기대할 수 있는 블루베리와 오이, 수박 등 농산물 산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