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편관세 추진에 10조원대 미국내 생산시설 검토
전기차 공장 있는 조지아 주정부와 접촉해 투자여건 논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자동차·철강 등 수입 제품에 보편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제철소를 신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하기 위해 제철소를 세우는 방안을 놓고 조지아 주정부와 인프라 등 투자 여건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다양한 글로벌 성장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한국산 철강에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 t)의 70% 수준인 263만 t 내 무관세 쿼터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는 트럼프 신정부가 강조하는 “미국 내 생산” 기조에 부합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 우호적인 사업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조지아 등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며, 미래 생산량이 더 늘어나면 자동차 강판 수요가 대폭 증가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이다. 메타플랜트 생산량이 확대되면 향후 연간 미국 내 생산량이 120만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을 가져다 조지아와 앨라배마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쿼터가 적용돼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 내에 직접 제철소가 들어서면, 계열사 간 시너지뿐 아니라 현지 고용 창출 효과 등으로 정책적 지원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그간 해외 투자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건설 시기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을 검토 중이며, 어떤 지역에 투자할지 세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만약 미국 공장 건설이 최종 결정된다면, 한국 철강업계가 대미 무역장벽을 뛰어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