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뿌리는 ‘미국의 편파적 개입’?

역사학자 알렉시스 더든 교수, NYT 기고문서 주장

“한국 경멸한 친일 미국외교관의 편견 기반해 개입”

 

한일 갈등의 뿌리에는 자국의 이익에 따라 개입한 미국, 특히 한국에 경멸적 태도를 보여온 한 미국 고위 외교관에게 있으며 이 때문에 한일 당국자가 미국에게 갈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역사학 교수는 2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몇달동안 진행되고 있는 한일 갈등은 역사적으로 미국이 수십년 전 한국보다는 일본에 유리한 편파적인 개입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든은 지난 2015년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한 지한파 교수다.

더든 교수는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들에 징용 피해 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갈등이 촉발되었고 이는 미국이 중재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모호성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한국과 일본 정부 당국자들 모두 그들의 분쟁에 대해 미국을 손가락질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든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책임자로 지목하지 않는 것은 “미국은 그들의 안전 보증인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반 세기 이상 지난 지금 그들이 싸우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은 근본적으로 미국의 개입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방 후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윌리엄 J. 세발드라는 미국 외교관을 사태의 ‘원흉’으로 꼽았다. 교수에 따르면 세발드는 일본에 미 군정을 실시하던 전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고문을 포함해 1946년에서 1952년 사이에 다수의 중요한 직책을 맡아 막후에서 영향력을 미친 관리다. 그가 일본과 한국에 각각 어떤 태도를 갖고 있었는지는 그가 출간한 책에서 엿볼 수 있다.

더든 교수는 “1965년 5월, 논란의 협정 체결 전에 세발드는 회고록인 ‘맥아더와 함께 일본에: 점령의 개인적인 역사’를 출간했다. “그는 당시 은퇴한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있었고, 그의 책은 1965년 미국 정부측 인사들이 동아시아에 어떤 태도를 지녔는지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 교수는 썼다.

또 “세발드는 일본의 유력 정치 인사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해 왔으며, 그러한 유대 관계가 한국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에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교수에 따르면 세발드는 “일본을 공산화 가능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보면서 책에 한국인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을 쏟아냈다.

그의 책에 따르면 일본인은 절대 그렇지 않지만, 한국인은 폭력 성향이 있으며 시대에 뒤떨어져서 억압받고, 불행하고, 가난하고, 침묵하고, 시무룩한 슬픈 사람들의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세발드는 책에서 일본이 20세기 전반 한반도를 잔인하게 지배했고,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제 식민 통치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분열시켰는지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교수는 꼬집었다.

하지만 그의 관점이 당시의 주요 미 외교관들의 관점에 딱 들어맞았다는 게 더든 교수의 설명이다.

교수에 따르면 1964년 5월 로버트 코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리는 NSC 보좌관인 맥조지 번디에게 ‘새로운 접근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편지로 썼다. 그는 “장기적인 부담을 나눌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논리적으로 그들은 일본인들”이라며 ‘일본 역할론’을 내놓았다. 그후 일본 주재 미국 관리들은 이에 기초해 일본 국민을 자극하지 않고 한국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표현이나 일본의 제스처에 신경을 썼다.

더든 교수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의 1965년 조약을 중재하게 된 배경에는 이처럼 미국이 일본 및 동아시아의 공산화를 막기 위한 임무의 비용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했다. 즉 시작부터 미 정부가 선호하는 측과 결정 방향이 정해져 있었고 그 때문에 한국인들이 강제 징용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같은 까다로운 문제들은 한쪽으로 치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미국에 맞았기 때문에 추진한 이 협정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싸우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미국의 역할은 비난받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