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뉴스] ‘한인 이민사 비극’ 100년형 앤드루 서, 조기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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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때 누나 사주로 누나 동거남 살해…”가족 위해 옳은 일”

모범수 형기 단축 프로그램 덕분에 복역 30년 만에 조기 출소

1993년 미국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 앤드루 서가 징역 100년 형을 받고 수감된 지 약 30년 만에 조기 출소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서씨는 26일 키와니의 교도소를 나왔다.

서씨는 출소 후 지지자들과 변호인의 마중을 받았다. 그는 감사 인사를 하고 한국식으로 준비된 두부를 먹으며 출소를 축하했다. 트리뷴은 두부 먹이는 한국의 관습을 소개하며 서씨의 출소를 전했다.

트리뷴은 ’30년 전, 남매가 공모해 저지른 악명높은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석방됐다’는 제하의 기사로 이 소식을 전하며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한 모범수에게 감형 특혜를 주는 새로운 법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씨를 변론해온 비영리단체 ‘일리노이 교도소 프로젝트'(IPP) 법률고문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는 “서씨가 지난 24일 조기 출소 가능성을 통보받고 무척 기뻐했다”며 “그는 제2의 인생을 살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전했다.

그는 서씨가 건강한 상태이며 조기 출소를 통해 남은 생을 자유로운 상태에서 아름답게 살아갈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서씨는 작년 3월, 수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범수들에게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보안등급 낮은 교도소로 이감돼 조기 출소에 대한 기대를 키운 바 있다.

서씨는 1993년 자신의 누나와 공모해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100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당시 검찰은 서씨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서씨는 이민 9년 만에 아버지를, 이후 어머니마저 잃고 누나에 의지하며 살았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회장을 지내고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했으나, 이 비극적 사건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다.

서씨는 서울에서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두 살 때인 1976년 시카고로 이민했다.

참담한 가족사 속에서도 유명 사립고교 로욜라 아카데미에서 학생회장을 지내고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한 그는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 새로운 인생을 꿈꾸던 중 나락으로 떨어졌다.

누나 캐서린은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엄마가 남긴 재산을 오두베인이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며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2010년 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에서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누나 캐서린이 80만 달러(약 10억 원)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진술했다. 서씨 어머니 사망 사건은 여태 미제로 남아 있다.

서씨의 누나 캐서린은 현재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서씨에 대한 사면 청원이 수차례 있었으나, 그가 빛을 보기까지 20년 이상이 걸렸다.

'시카고 한인 이민사 비극' 징역 100년형 앤드루 서, 모범수로 조기 석방일리노이주 교도소를 나와 한인 후원자가 건네준 두부를 먹는 앤드루 서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 제공 사진/ 시카고 트리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