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회, 250만 재미동포 축제의 장 만들겠다”

황병구 미주한인상의총연 회장, 첫 해외 한상대회에 정부·지자체 지원 호소

“한민족 경제영토 넓히고, ‘한류’ 확산 효과…부족한 예산 정부가 지원하길”

황병구 2023년 제21차 세계한상대회 조직위원장
황병구 2023년 제21차 세계한상대회 조직위원장 

“2023년 10월 11∼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21차 세계한상대회’를 250만 재미동포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입니다.”

내년 세계한상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회장의 포부다. 2023년 대회는 해외에서 처음 개최하는 것을 감안해 조직위원회를 미리 구성했다.

황 위원장은 미국 50개 주 내 78개 도시에 설립된 지역 한인상공회의소를 총괄하는 수장이다. 명실상부한 미국 내 최대 규모 한인 경제단체를 이끈다.

모든 재미동포 경제·봉사 단체, 대한체육회까지 조직위원회로 초청했고, 행사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8월 중순까지 국내에 머물며 정부 부처와 지자체, 국회, 기업 등을 방문해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재외동포재단은 오렌지카운티 행사를 시작으로 격년으로 해외에서 세계한상대회를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21차 대회는 그 기틀을 마련하는 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황 위원장은 “우리가 처음 여는 해외 행사인 만큼 외국에서는 어떻게 대회를 열어야 하는지 그 노하우를 축적해 다른 국가 개최 단체에도 전수할 것”이라며 “해외 개최의 기틀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세계한상대회를 750만 재미동포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황병구 위원장
황병구 위원장 [촬영 왕길환]

대회에서는 한국의 스마트시티 건설 노하우를 미국에 전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을 내세우는 한국의 스마트시티를 도입하려는 미국의 지방 정부가 많다고 한다. 서울시, 세종시, 대구혁신도시 등의 관계자를 초청해 관련 기술을 미국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털 종사자 100명 초청 계획도 세워놓았다. 국내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류사회 상공인 단체와 기업들의 참여를 위한 부스와 관련 프로그램도 마련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꾀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챔버 USA’, 수출입협의회와는 이미 협의를 마쳤다. 캘리포니아와 오렌지카운티 내 중소기업, 한국 대기업 지사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한류’의 인기를 미국에 확산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황 위원장은 “K-팝 공연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 OTT 산업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비즈니스 교류의 장도 마련할 것”이라며 “전 세계 한상 축제의 장인 동시에 한류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회를 한국과 미국 간 민간외교의 장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기조 강연자로 미국 내 정치, 경제 분야에서 유명한 인사를 섭외해 맡길 예정이다.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와 시, 카운티 의원, 시장 등을 초청해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을 뒷받침할만한 예산(약 600만 달러·78억원)의 확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남은 기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황 위원장은 “동포재단의 지원금은 8억원이 고작이어서 재미동포와 대륙별 한상은 물론 한국 정부, 지자체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며 “아무래도 내년 대회가 해외 개최의 바로미터가 되는 만큼 정부가 예산을 더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경북 청송 출신인 황 위원장은 2001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이민해 21년째 난 농사를 짓고 있다. 10에이커(4만여㎡) 크기의 난 농장 코러스(Korus)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중앙플로리다한인상공회의소를 창설한 뒤 초대회장을 맡았고, 2019년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이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 회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