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항버스, 믿고 타도 될까요?”

‘신종코로나’ 방역 허술…대책없이 위험 노출

버스 기사들 “마스크만으로 예방될까”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28명까지 늘어나면서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승차가 많은 공항버스의 경우 보다 철저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운수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광역·시내버스의 경우 손 세정제 비치 외에 별다른 대책 없이 운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인천공항서 만난 공항버스 기사들 대부분은 담담하면서도 일말의 두려움을 드러냈다. 10년째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을 운행 중인 한 버스기사는 “아무래도 버스 중에서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타지 않겠느냐”며 “마스크만으로 예방이 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공항버스는 외국인들이 공항을 통과한 뒤 처음으로 접하는 교통수단이지만 특히 민간 법인 버스회사는 별다른 방역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항리무진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자 지난 6일부터 운행을 줄이기로 발표했다. 또 마스크와 손 세정제 비치 외에도 매번 1회 운행을 마칠 때마다 실내 소독을 하고 있다.

공항리무진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매뉴얼을 만들어 아침마다 서울시에 보고하고 있다”며 “버스기사들이 대기하는 휴게실도 하루 3번 정도 소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철도는 전동차 내 설비와 역사 화장실은 살균소독제로 수시로 청소를 하라는 지침이 이미 내려져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신종코로나 대응 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을 경우하는 광역버스를 운전하는 한 기사는 “기사들이 개별 마스크를 받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며 “버스 내부 청소를 자주 하라는 지침은 있었지만 별도의 (방역) 물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공항에서 지침이 내려와 기사들에게 마스크는 100% 지급한 상태”라며 “구청이나 보건소에서 지급한 소독제가 있어서 차량 소독에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 따로 방역을 하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수업체 관계자도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구비해 승객들도 사용할 수 있게 조치한 것 외에 별도의 지침은 없다”며 “지자체나 정부에서 버스 소독에 필요한 것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항버스는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마스크나 손세정제 비치 외에도 최소한의 자체 방역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홍원수 방역협회장은 “우선 버스기사가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차고지 들어가면 청소할 때 소독약을 묻혀서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장에 달린 손잡이나 의자 손잡이도 소독약으로 닦아야 한다”며 “이에 더해 주기적으로 환기도 시켜준다면 버스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최근 공항 리무진 이용객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