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판매 800만대 무너졌다

지난해 국내·해외 판매 모두 후퇴…총792만대


‘800만대가 무너졌다.’

2019년 국내 5개 완성차의 판매량이 700만대 선에 머물렀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연간 판매량은 2016~2018년 3년 연속 800만대 선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역성장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8년엔 2년 연속 역성장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으나 1년 만에 다시 후진 기어를 넣었다.
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자동차 외에도 연중 파업에 시달린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도 수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2일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총 792만3248대를 판매했다. 전년 823만5156대에 비해 31만1908대가 감소한 것이다.

업계 1위 현대차가 활약하면서 내수는 총 153만3166대로 2018년과 비교해 소폭(0.8%) 감소했다. 수출은 상황이 달랐다. 5개 업체 모두 힘을 쓰지 못하면서 전년 대비 4.5% 감소한 639만82대에 그쳤다.

수출 부진 속에 800만대 선을 넘지 못했다. 5개 완성차 업체 판매량은 2015년(901만대)을 기점으로 80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6년 889만대, 2017년 819만대, 2018년 823만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이마저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 ‘현대차’ 없었으면…가까스로 예년 수준 유지

내수에서는 각 사 주력 모델의 인기와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예년과 유사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차는 나란히 ’10만대 클럽’에 동반 가입한 그랜저와 쏘나타에 힘입어 5개사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량을 2.9% 늘렸다.

그랜저(하이브리드 모델 2만9708대 포함)는 10만3349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다.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7666대 포함)도 10만3대가 팔리면서 힘을 보탰다. 연간 10만대 동반 판매는 지난 2015년(아반떼·쏘나타) 이후 4년 만의 쾌거다.

기아차를 비롯한 4개사의 내수 판매는 부진했다. 기아차 역시 후반기 셀토스와 K7 등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상반기 주요 모델의 노후화로 판매량을 크게 늘리지 못했다.

카니발은 누적 6만3706대가 팔리면서 기아차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카니발을 포함한 쏘렌토(5만2325대), 셀토스(3만2001대) 등 RV(레저용 차량)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22만5627대가 팔렸다.

K시리즈도 K3(4만4387대), K5(3만9668대), K7(5만5839대), K9(1만878대) 등 총 15만772대가 팔리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한국지엠은 주요 차종의 판매 부진과 노사갈등으로 파업까지 발생하며 내수에서 고전했다. 5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큰 판매 감소율(18.1%)을 기록했다. 효자 모델인 스파크(3만5513대)는 전년과 비교해 10.9% 감소했다. 말리부(1만2210대), 트랙스(1만2541대)도 각각 28.4%, 1.9% 줄었다.

타 업체의 경쟁 모델 출시에도 쌍용차 내수 판매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쌍용차는 지난해 총 10만7789대를 판매했는데, 전년과 비교해 1351대(1.2% 감소) 줄어든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코란도를 비롯한 주력 모델들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2016년 이후 4년 연속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파업으로 1년 내 시달린 르노삼성의 내수 성적표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나쁘지 않았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에서 총 8만6859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해 3.9% 감소한 것이다.

효자는 QM6였다. QM6는 지난해 6월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QM6 출시와 함께 국내 유일 LPG SUV를 선보이며 가솔린 SUV에 이어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QM6는 지난해 총 4만7640대가 팔렸다. 전년 대비 44.4% 증가하며, 국산 중형 SUV 판매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반기 판매에 들어간 QM6 LPG 모델 판매량은 전체 판매 중 43.5%에 달했다.

◇ “신흥 시장이 살아야 할 텐데…5개사 해외 판매 부진

해외 시장 부진은 5개 완성차 모두 직면한 문제였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과 판매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368만802대에 머물렀다.

기아차도 중국 시장에서 부진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북미와 유럽, 인도, 중동, 호주 등 주요 및 신흥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전체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1.3% 줄었다. 중국을 뺀 기아차의 지난해 해외판매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199만2488대였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파업 여파에 따라 생산량마저 줄면서 수출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