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에 실내외 모임도 제한…환자 급증에 의료 시스템 한계 봉착
관광 명소인 하와이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주지사가 관광객들에게 하와이 여행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사업상의 필수 방문을 제외하고 하와이로 관광 목적의 여행을 오지 말아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고 2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이게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관광객들이 하와이를 방문할 때가 아니고 여행을 하기에도 위험한 시기”라며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적어도 10월 말까지는 하와이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하와이 주도 호놀룰루는 최근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자 실내 모임을 10명 이내로, 야외 행사 인원을 25명 이내로 제한하는 방역 지침 시행에 들어갔다.
또 식당 수용 인원을 절반으로 축소했고 콘서트 등 대규모 행사 개최를 4주간 금지했다.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하와이주가 이처럼 여행객 방문에 손사래를 친 것은 최근 코로나 환자가 병원 시스템을 압도할 정도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자의 국내 여행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면서 하와이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 5월 62만9000명에서 6월 79만100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하와이주에선 델타 변이도 빠른 속도로 퍼졌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평균 하와이주 신규 감염자는 700명을 기록해 7월 초와 비교해 10배 늘었다. 23일 기준 신규 환자는 900명에 근접했다.
코로나 입원 환자도 400여명으로 늘면서 병원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하자 하와이주는 다른 주에서 500여명의 의료 지원 인력을 파견받았다.
오아후섬의 ‘퀸스 헬스 시스템’ 병원은 밀려드는 코로나 환자에 자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 병원 책임자 질 하거드 그린은 “산소 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들이 넘치고 있지만, 환자를 돌볼 간호사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게 주지사는 “최근 10주간 추이처럼 코로나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 정부 차원의 봉쇄령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