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한인사회는 코로나 불감증 ‘끝판왕’?

한국서 확진자 접촉 알고도 자가격리 않고 외출

“60세 이상 모임자제” 권고 불구 정치집회 강행

“자택근무는 미국회사 이야기”…직장전파 위험

모두 코로나 전문가…잘못된 의학상식 퍼뜨려

 

미국 전역에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한인사회도 ‘낮은 포복’ 자세를 보이고있다. 하지만 일부 한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모임 자제, 자가격리 의무 등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까지 위험에 빠뜨려 자제가 요청되고 있다.

◇ “나는 자가격리 안해도 괜찮은 사람?”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지난 14일 교회들에 예배 자제 요청을 했지만 이미 둘루스의 한 한인교회는 그 전주부터 예배를 취소해야 했다. 이 교회에 다니는 교인 한 명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고 귀국해 자가 격리를 하고 있었지만 배우자는 여전히 교회에 출석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교회의 한 교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교회에 와서 악수도 하고 함께 식사도 했는데 알고보니 배우자가 자가 격리 중이어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교회 전체에 비상이 걸려 결국 다음 주까지 교회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열린 미래통합당 글로벌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당 고위직 인사도 행사 당일 한국에서 입국한 사실이 알려져 일부 참석자가 행사 도중 자리를 뜨기도 했다.

◇ 이럴 때 시니어들만 모여 정치 모임

지난 14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는 미래통합당 재외동포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켐프 주지사가 60세 이상은 각종 모임을 피하라고 경고했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여명의 참석자들 가운데 90%가 시니어들이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이들은 연신 악수도 하고 한자리에 모여 단체 사진도 찍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한 한인단체장은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한국 특정정당의 행사를 갖는 것도 비상식적이고, 이런 위중한 시국에 고위험군에 속하는 시니어들이 한국 정치모임을 강행하는 것은 더욱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 “자리 없어질까봐 걱정인데 자택근무는 꿈도 못꿔요”

직원 20여명 가량의 한인 업체에 다니는 L씨는 “같은 사무실의 동료 1명이 계속 기침을 해 걱정이 되지만 요즘 같은 때는 휴가를 쓰겠다는 말도 꺼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진다고 하는데 자리가 없어질까봐 걱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의회가 병가나 자택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의 임금 보전분을 정부에서 지원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한인 직장인들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이다. 여유 인력이 없이 빠듯하게 돌아가는 근무 환경에 고객 서비스가 많은 비즈니스 환경까지 겹치면서 재택근무 실시는 그저 환상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L씨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가는 한인 업체 중의 한 곳이 코로나의 온상으로 지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검증 안된 의학 상식으로 다른 사람까지 위험 빠뜨려

최근 열린 한 시니어 모임의 참석자들은 서로 “소금을 자주 먹으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거나 “이온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 죽으니까 이온 정화기를 사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도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들이다.

지난 10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열린 한인회장 초청 단체장 간담회에서는 한인회장을 비롯한 일부 인사가 “코로나 특효 치료제가 곧 도입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권오석 조지아대한체육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인 단체장들이 정부의 인증도 받지 않은 약품 등을 소개했다가는 법적인 문제까지 발생한다”면서 “제발 책임있는 이야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와 관련해 시중의 속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하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으니 절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