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시 백악관에서 공중보건 분야 수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전 상원의원이 수돗물 불소화 조치 전면철회 구상을 밝혔다.
케네디 전 의원은 예전에도 보건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비과학적 주장을 끈질기게 펴 왔으며 이번 발언으로 또다른 논란을 빚고 있다.
케네디 전 의원은 지난 2일 본인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차기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백악관은 공공상수도에서 불소를 제거하도록 모든 미국 수도 시스템들에 권고할 것”이라고 썼다.
식수로 쓰이는 공공상수도에 미량의 불소를 첨가하는 ‘수돗물 불소화’는 1951년부터 70년 넘게 미국 정부가 권고해 온 공식 보건정책이다.
이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충치 예방 등 구강 건강에 사회적으로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인구의 3분의 2가 인공적 혹은 자연적으로 미량의 불소가 들어간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 발언 다음날인 3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소 관련 얘기는 케네디에게 한 적이 아직 없다고 NBC뉴스에 밝혔으나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 가능한 얘기다”라고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또한 케네디에게 상원 청문회 통과가 필요한 장관 자리를 줄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백신을 금지하는 문제도 케네디와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는 앞으로 얘기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케네디에 대해 “재능이 뛰어나고 자기 견해가 뚜렷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지난 2일 케네디에게 “식품이든 뭐든, 석유 정책만 제외하면 원하는 분야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다”고 언질을 줬다고 밝히면서 “(케네디는) 보건, 여성 건강, 남성 건강, 어린이 건강 등 온갖 것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케네디는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8월에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케네디는 트럼프 2기 집권시 장관직이 아니라 백악관에서 보건정책을 관장하는 ‘보건 차르’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관직을 맡으려면 상원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케네디가 오랜 기간 백신 음모론 등 비과학적 견해를 펼쳐온 터라 청문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