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애플에 “아이폰 잠금 풀어라”

트위터 통해 “테러범들 정보 제공해야”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밀월 관계를 보여줬던 애플을 향해 아이폰 잠금해제를 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무역(미중 무역전쟁 의미)과 그 밖의 많은 문제들에 대해 애플을 항상 돕고 있지만 그들은 살인자, 마약상, 그리고 다른 폭력적인 범죄 분자들이 사용하는 아이폰의 잠금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지금 우리 위대한 나라를 도와야 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며 자주 사용하는 어구를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대체로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때 관세 면제 등의 편의를 봐주었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는 골프나 저녁식사를 하기도 하는 등 애플과는 각별한 사이였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12월 일어난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기지 총기난사 범인의 아이폰의 잠금해제를 애플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미 수사당국은 범인이 현장에서 사살되어 범행 이유와 공모 등을 알기 위해 범인의 아이폰 2대를 조사하려고 했지만 애플이 응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13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애플이 잠금해제에 협력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날 늦게 애플은 펜서콜라 범인과 관련해 여러 기가바이트의 정보를 제공했으며 단지 법집행의 용이성을 위해 백도어나 전문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않으려 했던 것일뿐이라고 밝혔다.

애플 측도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을 도왔다는 이유로 수사당국에 협력해야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애플은 “백도어는 국가 안보뿐 아니라 고객 개인정보 안전성까지 위협한다”면서 “선의의 백도어는 없다”는 입장을 다시 고수했다.

애플은 몇 해 전에도 당국의 잠금 해제 요청을 거부한 적이 있다.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 사건을 둘러싼 잠금해제 갈등이 일었고 이 때문에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잠금상태의 아이폰/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