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29세 한인, 성폭행 시도하다 여성 살해

오후 산책하던 34세 여성 따라가…머리에 총쏜 후 도주

숨진 알리샤 로키츠/Family Photo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한인 청년이 산책 중이던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피해 여성은 “도와주세요! 그가 나를 성폭행하려고 해요”라고 외치며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밴더빌트 대학을 졸업한 34세의 알리사 로키츠는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경 내슈빌의 밀크릭 그린웨이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내슈빌 경찰에 따르면 로키츠는 유명한 산책로를 걷고 있던 중, 한 남성이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나타나 빠르게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목격자들은 로키츠가 “도와주세요! 그가 나를 성폭행하려고 해요”라고 소리친 후 총성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용의자는 29세의 한인 청년 폴 박(브렌트우드 거주)으로 사건 발생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수갑을 찬 상태로 미소를 지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검거됐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팔에 긁힌 자국과 옷에 피가 묻은 상태로 달아나는 것을 보았으며, 그는 근처에서 BMW 세단을 타고 도주했다. 용의자의 차량은 한 주민의 대시캠에 촬영돼 용의자를 추적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경찰은 이 영상에서 부분적인 차량 번호판과 용의자의 얼굴을 확인했으며 이후 한 살인 사건 담당 형사가 그를 알아봤는데 이는 2021년 12월 용의자의 쌍둥이 형이 자살했던 사건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형철 전 내슈빌한인회장은 “체포된 용의자와 가족들은 한인사회에 별로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며 “쌍둥이 형이 한 사건에 연루돼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브렌트우드 자택을 감시하던 중 그를 체포했다. 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며 17일 보석 허가를 위해 법정에 출두했지만 판사는 보석 없는 구금을 결정했다.

피해자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범인이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가족은 “알리사 로키츠 박사는 매우 유능하고 성공적인 인재였으며, 그녀의 두려움 없는 정신과 변치 않는 사랑은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로키츠는 2017년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사망 당시 IT 업계에서 일하며 그린웨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상연 대표기자

경찰에 체포되는 폴 박/내슈빌 경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