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증상 확률 8배 높이는 유전자 변이 찾았다

연구팀 “코로나19 무증상 5명 중 1명 HLA 변이 유전자 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사람 중 20%가량은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연구팀이 이런 코로나19 무증상 가능성을 8배 이상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변이유전자 그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변이유전자 그림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의 변이형인 ‘HLA-B*15:01’를 가진 사람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울 준비가 된 면역 T세포가 있어 감염 후 무증상 확률이 8배 이상 높다. [Vanette Tra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질 홀렌바흐 교수팀은 20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 후 무증상인 5명 중 1명은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며 이 변이가 있는 사람은 무증상 확률이 8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중 최소 20%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무증상 환자들을 연구하면 감염 후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면역 체계의 특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 결과 연구 기간에 백신 미접종자 중 1428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36명은 증상이 없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이 무증상 감염자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5명 중 1명은 ‘HLA-B*15:01’이라는 HLA 변이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변이를 부모로부터 모두 물려받아 한 쌍이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증상을 유지할 확률이 8배 이상 높았다.

또 별도 연구에서 이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는 ‘HLA-B*15:01’ 보유자는 다른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과 일부 염기서열이 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에 반응하는 면역 T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전에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는 ‘HLA-B*15:01’ 보유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이미 가지고 있고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홀렌바흐 교수는 그러나 “HLA 변이는 코로나19 무증상의 이면에 있는 유전자 수수께끼의 한 조각에 불과할 수 있다”면서 “면역 반응에 대한 이 연구가 향후 새로운 치료법과 백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