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노멀] 립스틱 안바르고 눈화장만…가글·치약 매출 ‘껑충’

“보이는 곳만 화장한다”…아이섀도 매출 79%↑ 립스틱 33↓

‘입 냄새’에 화들짝…가글·치약 구강용품 판매도 60% 늘어

 

편집자주 두 달 넘게 이어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인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코로나19로 급부상하고 있는 ‘뉴노멀’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 “아이섀도는 많이 찾는데 립스틱은 조금 줄었어요. 면도기도 많이 줄었을걸요?”

화장품 로드샵 직원 박모씨(23·여)는 “요즘 아이섀도나 아이라이너는 많이 팔리지만 립밤, 립스틱은 잘 나가지 않는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실용주의 소비’가 뜨고 있다. 마스크 밖으로 드러나는 ‘눈 화장품’은 불티나게 팔리지만 마스크에 가려지는 ‘입술 화장품’은 수요가 뚝 떨어졌다.

위생용품은 거꾸로다. 치약·칫솔·구강청결제 등 구강용품 매출은 최대 60% 가까이 치솟았지만 샴푸는 5분의 1수준에 그쳤다. 외출을 줄이면서 머리를 감을 유인도 사라진 반면, 마스크 덕분에 몰랐던 ‘입 냄새’에 화들짝 놀란 탓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 2~3월 아이섀도 판매량은 전년 대비 79% 급증했다. 반대로 립스틱 판매량은 같은 기간 33% 감소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마찬가지다. 헬스뷰티(H&B) 브랜드 ‘랄라블라’도 2~3월 아이라이너·아이섀도 매출이 38.2% 뛰었다. 같은 기간 립스틱·립밤 매출 증가율(13.4%)의 3배 수준이다.

대학생 신모씨(22·여)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수업이 ‘사이버 강의’로 대체됐고, 동아리나 소모임도 거의 사라졌다”며 “잠깐 외출할 때는 눈썹 화장만 살짝 하고 다녀온다”고 귀띔했다.

샴푸 소비는 줄고 입 건강은 챙기는 소비 경향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11번가의 지난 2~3월 치약, 칫솔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 57%씩 증가했다. 반면 샴푸 판매량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옥션의 구강청결제, 치약, 칫솔 판매량도 평균 25.3% 올랐다. 마켓컬리는 구강용품 판매량 신장률이 무려 150%를 기록해 헤어용품 판매량 신장률(70%)의 두 배를 넘어섰다. 랄라블라의 구강용품과 헤어용품 판매량 신장률도 각각 21.7%, 9.8%로 격차가 뚜렷했다.

직장인 A씨는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잠깐 편의점에 갈 때 말고는 외출할 일이 없어서 사흘에 한 번꼴로 머리를 감는다”며 “샴푸, 린스가 한 달째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니까 ‘내 입 냄새가 이 정도였나’ 깜짝 놀랐다”며 “양치질도 자주 하고 구강청결제에 ‘혀 클리너'(설태 제거기)까지 샀다”고 웃어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꼭 필요한 소비만 골라서 하는 경향이 생겨났다”며 “잘 팔리던 상품은 인기가 식고, 뜻밖의 상품은 뜨거운 관심을 받는 예기치 못한 현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