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역사칼럼] 18. 미국 독립 전쟁의 도화선은

전쟁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 전쟁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인간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인간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것을 모아 놓은 것이 바로 전쟁이다. 전쟁에서는 온갖 악행이 다 허용된다는 뜻이다. 평상시에는 살인, 상해, 고문, 강간, 폭력, 도둑질 등의 행위는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쟁시에 일어나는 이러한 행동은 범죄행위가 되지 않는다. 인간 스스로 몰고 온 전쟁 때문에 인간 사회가 파멸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이 많다.

지구 위에서 벌써 두 번씩이나 세계 차원의 전쟁이 일어났다. 우리는 이것을 세계대전이라 부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인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아니, 앞으로 몇 번째의 세계대전에서 인류가 멸망할 것인가 두렵기까지하다. 사실, 1914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 훨씬 전에도 벌써 세계대전과 거의 동급의 세계적인 전쟁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세계대전이라고 이름 지을 만한 개념이 생기기 이전의 일이라 세계대전이라 불리지 않았을 뿐이다. 1756년에서 1763년까지 7년간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어난 전쟁이 그것이다. 7년 동안 다툰 전쟁이라고 해서 7년 전쟁이라고 부른다. 이 7년 전쟁이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간접적인 원인이라고 한다.

‘7년 전쟁’이란 오스트리아가 프로이센에게 빼앗긴 영토를 도로 찾겠다고 일으킨 싸움이 세계적으로 번진 전쟁을 말한다.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가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 양쪽으로 편을 갈라서 이리저리 얽혀서 싸웠다. 유럽에서 싸움이 벌어지니까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편을 갈라서 싸웠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가 북아메리카에서 서로 영토를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싸웠다.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이 힘이 모자라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전쟁에 끌어들여 싸우기도 했다. 그래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전쟁을 ‘프렌치 인디언 전쟁’이라고도 부른다.

프랑스와 인디언이 서로 싸웠다는 뜻이 아니라, 프랑스 사람들이 인디언을 꼬드겨 인디언과 함께 영국에 대항해 싸운 전쟁이라는 뜻이다. 즉 영국 사람의 시각에서 보고 붙여준 전쟁 이름이다. 전쟁 초기에는 프랑스군이 우세하여 영국이 밀렸으나, 프랑스 본토로부터의 지원이 끊긴 프랑스 식민지가 마침내 손을 들고 말았다. 결국, 유럽에서는 영국이 편을 들어 도와준 프로이센이 이겼고,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영국이 프랑스를 완전히 제압했다. 이때 영국이 프랑스로부터 빼앗아 차지한 땅이 바로 지금의 캐나다의 퀘벡 지역이다. 현재에 와서도 퀘벡 지역에서 프랑스어가 계속 쓰이고 있는 이유가 이 지역이 과거에는 프랑스의 식민지였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문제는 영국이 유럽과 북아메리카 대륙 양쪽에서 모두 승리했으나, 전쟁을 치르는 동안 너무나 많은 전쟁 비용이 들어간 점이다. 영국은 이 전쟁으로 인해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이때 영국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식민지에서 일어난 전쟁 비용은 식민지 사람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 영국은 식민지에 인지세, 설탕세, 홍차세 등 돈이 거의 모든 일용품까지 세금을 물렸다. 이것에 대해 식민지 사람들이 반항하여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보스턴 티파티 사건 등 여러 폭동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7년 전쟁의 여파인 프렌치 인디언 전쟁이 미국의 독립전쟁을 몰고 왔으며 마침내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는 말이 된다.

많은 전쟁이 경제적인 이유로 생긴다. 만일 영국이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전쟁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수탈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미국은 어떤 형태의 국가가 되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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