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총격범 아버지 법정 출두…뉘우치는 기색 없어
책상에 총기난사범 ‘제단’ 만들어…총격 관련 농담도
조지아주 배로우 카운티 아팔라치 고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4세 소년 콜트 그레이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가 1일 오전 카운티 법정에 출두했다.
그는 아들 콜트 그레이에게 총격에 사용된 AR-15 스타일의 소총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는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됐다.
조지아주 수사국(GBI)의 요원들은 총격 사건 당일 콜트 그레이의 행동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법정에서 진술했다. 한 요원은 콜트가 학교에 도착한 뒤 배낭에 포스터보드를 말아 넣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콜트는 1교시 수업 도중 화장실에 다녀왔으나 특별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2교시 수업 시간에 콜트는 검은색 노트나 바인더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고, 잠시 휴대전화를 사용한 뒤 9시45분 상담 교사를 만나러 간다며 교실을 나섰다. 이때 배낭을 들고 나갔지만, 검은색 노트는 책상에 남겨 두었다. 나중에 범죄 현장 조사관들이 이 노트를 회수했다.
콜트는 학생 화장실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노란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배낭을 메고 돌아왔다. 2교시 교실로 돌아가 문을 두드렸으나, 문을 열어주려던 학생이 무언가 이상한 것을 보고 문을 열지 않고 교사에게 알렸다. 이후 교사는 즉시 비상 대피 절차를 시작했다.
콜트는 인근 교실로 들어가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고, 그 교실에 있던 여러 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이 중 한 명인 크리스천 앙굴로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총격은 약 7초 동안 이어졌고 콜트는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 그 후 그는 다시 교실로 돌아가 교사를 겨냥해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복도에서 두 명의 코치를 보고 그들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 후 콜트는 다시 복도로 돌아가 다른 교실에 접근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학생이 사망했다.
몇 초 후 두 명의 학교 경찰관이 복도에 나타나 콜트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했고, 콜트는 즉시 총을 내려놓고 체포됐다.
GBI 요원들은 콜트 그레이의 집에서 발견된 노트에 그가 계획한 총격 사건의 세부 사항이 그려져 있었고, 그가 실행할 단계가 적힌 체크리스트도 발견되었다고 진술했다.
체크리스트에는 장갑 착용, 총알 장전, 조끼 확인, 모자 착용, 그리고 화장실에서 총을 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콜트의 컴퓨터 책상 뒤에서 약 15장의 과거 학교 총격 사건범들의 사진과 기사들로 이루어진 ‘제단’이 발견됐다. 요원들은 이는 콜트가 과거의 학교 총격 사건들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진술했다.
어머니 마시 그레이는 콜트가 총기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콜트가 콜럼바인 고등학교와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농담을 하곤 했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또한 콜트가 아버지에게 총격범의 마스크를 사달라고 요청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 “학교 총격범 복장을 완성하기 위해서”라고 농담을 했다고 밝혔다.
한 수사관은 콜린 그레이가 아들 콜트에게 전년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총을 사주었으며, 콜트의 요청에 따라 더 큰 탄창도 사줬다고 진술했다. 또한 콜린은 총의 조준경과 탄약도 추가로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은 콜린 그레이가 아들 콜트가 총격 사건을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고도 놀라지 않았으며,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판사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콜린 그레이의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