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보훈처 장관의 ‘두 얼굴’

한인에 친숙한 마이크 로비, 성희롱-인종차별 일삼아

여비서, 강제 포옹…흑인 직원엔 ‘쿤타 킨테 마피아’

한국전 행사 등에 자주 참석해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마이크 로비 조지아주 보훈처 장관이 여비서에 대한 성희롱과 흑인 및 히스패닉계 직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언사를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25일 AJC에 따르면 보훈처를 감사한 조지아주 감사원은 지난 9월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로비 장관은 여성과 소수계에 대해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차별과 희롱을 일삼았다”고 결론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비 장관은 여비서를 강제로 포옹하고 함부로 신체를 만졌으며 실제 이름 대신 애완동물의 이름이나 자신의 성을 따서 아내인 양 부르는 등 성희롱을 했다. 여비서는 감사관에게 “로비 장관이 강제로 포옹을 한 뒤 보답으로 다시 포옹을 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이같은 행동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었으며 한마디로 끔찍한 짓이었다”고 진술했다.

올해 1월 채용된 이 여비서는 “그가 내 상관이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없는 것 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로비 장관이 밤늦게 자기와 단 둘이 야근을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면서 “할 일이 별로 없는데도 이같은 요구를 해 혼란스러웠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한 감사원에 따르면 로비 장관은 히스패닉계 직원들을 부를 때 실제 이름 대신 ‘호세(Jose)’나 리코 스와브(Rico Suave)’등 히스패닉계를 전형화하는 명칭을 사용했으며,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내가 홈디포 주차장에서 데리고 와서 채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흑인 여직원들이 모여있으면 그들을 “쿤타 킨테 마피아”라고 부르는 등 인종차별적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비 장관은 이같은 감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은퇴를 선언했으며 후임으로는 패트리샤 로스 현 보훈위원장이 선임됐다.

올해 68세인 로비 장관은 감사관들에게 “나는 포옹을 잘 하는 사람(hugger)이며 아무런 의도 없이 한 행동”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출신인 로비 장관은 조지아주 보훈처에서만 27년간 근무했으며 지난 2015년 장관에 임명됐다.

이승은 기자 eunice@atlantak.com

마이크 로비/U.S. Army National Guard photo by Spc. Rydell To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