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주택 소유자들이 이직 등 이사수요가 있는데도 기존 저금리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포기할 수 없어 매물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에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면서 고금리에도 애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기존 주택 판매는 1년 전보다 22%나 줄었다.
이처럼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가족이 늘어나거나 새로운 일자리 등으로 인한 이사수요에도 주택 갈아타기를 주저하는 것은 몇 년 전 저금리 시절에 받은 모기지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미 모기지 분석회사인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모기지의 3분의 2가 4% 이하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고, 모기지의 73%는 30년 고정금리 상품이었다.
이에 비해 지난 4일 기준 신규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상품의 평균 이자율은 6.39%였다.
지난 2월 리얼터닷컴의 설문조사 결과, 향후 1년 내 보유주택을 매매할 계획을 가진 응답자 가운데 56%가 이자율이 하락할 때까지 매매를 늦출 계획이라고 답했다.
경제학자들은 과거 경기침체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 미국 전체적으로 가격하락을 막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둔화하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노력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소유자들이 갈아타기를 포기하면서 공급부족이 발생, 신규 주택구입 희망자들의 시장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기존 주택공급 부족으로 신규 주택건설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