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후보 공탁금 5만달러 빼갔지만 다시 갚았다” 주장
“사퇴 요구 측은 ‘음해세력’…코리안페스티벌 열겠다”
본보는 공금 5만달러를 횡령해 회장 입후보 공탁금을 납부한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장에게 회장 자격 자체가 없다는 한인 변호사들의 유권 해석에 따라 그에 대한 호칭을 ‘이홍기 회장’이 아닌 ‘이홍기씨’로 지칭합니다./편집자주
애틀랜타한인회 공금 5만달러 횡령과 온갖 재정 비리로 한인사회 ‘공공의 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이홍기씨가 ‘사과 아닌 사과’를 하며 회장직을 고수하겠다고 밝혀 한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씨는 31일 한인 언론사에 보낸 성명을 통해 “한인회 공금으로 36대 회장 선거 출마를 위한 공탁금을 납부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뜻을 밝힌다”면서도 “다만 공탁금 5 만 달러를 한인회에 다시 갚았으며 그 증거물을 제시해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에 따르면 횡령한 공탁금 5만달러는 지난 2 월14일 한인회 계좌로 입금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 입급증과 수표 역시 다른 한인회 계좌에서 인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단편적인 기록이어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인들은 “재정 비리를 감추기 위해 자기에게 유리한 자료만 공개하는 잘못된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의 말을 믿더라도 공금을 횡령한지 5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돈을 돌려 놓았고 이 기간 한인회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은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과도 표명되지 않았다.
이씨는 이어 “처음부터 횡령할 의도로 공금을 빼돌린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 사태의 핵심은 나를 쫓아내려는 반대세력의 음해에서 시작됐디”며 자신의 비리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렸다. 이에 대해 위자현 변호사는 “횡령 범죄에 있어서 의도가 있었는지와 추후 변제 여부는 참작 대상은 될 수 있지만 범죄 자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본질적으로 한인회 재정에 손해를 입힌 것이 없고 어떤 방식으로든 지난 2년 반 동안 한인회를 큰 과오없이 이끌어 왔다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한 뒤 “적법한 절차에 의해 당선 공고된 한인회장을 상대로 한 그 어떠한 퇴진 압박에도 굽히지 않겠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 측은 “횡령한 공탁금으로 후보에 등록해놓고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 당선됐다는 뻔뻔함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면서 “재정 비리를 저질러놓고 ‘어떤 방식으로든’ 과오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는 모습을 보면 차세대들이 한인회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한 “오는 9 월 28 일 개최되는 애틀랜타 코리안 페스티벌에 동포사회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페스티벌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씨와 그의 일부 측근들은 30일 오후 한인회관에서 페스티벌 준비 모임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로컬 공연팀 위주로 행사를 치르자”는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는 한인회 계좌를 축소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또다른 페스티벌 계좌를 신규로 오픈해 또다른 재정 비리를 낳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