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 새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조사 대상 221개 미국 대도시 지역 가운데 31%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했으며, 이는 11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에 비해 7%의 지역은 10% 이상 올랐으나 이는 지난해 4분기의 18%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서부지역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의한 주택 호황에 힘입어 가격이 많이 상승한 만큼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데 비해 나머지 지역에서는 주택이 부족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아이다호주 등 8개 주가 포함된 서부 산악지대(Mountain West)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샌프란시스코의 기존 단독주택 가격 중간값은 지난해 동기보다 14.5%, 새너제이는 13.7% 각각 하락했으며, 팬데믹 호황의 중심지였던 텍사스주 오스틴과 아이다호주 보이시도 10% 이상 내렸다.
주택 판매는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주택구매 수요에 부담을 주고 공급도 줄면서 감소세를 보였으며, 그 같은 감소세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마다 달랐지만, 약세 지역이 많아진 것이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가격은 일반적으로 비싼 시장에서는 하락하고 저렴한 시장에서는 오른다”면서, 하지만 재고가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체적으로는 1분기 기존 단독주택 매매가격 중간값은 지난해 동기보다 0.2% 하락한 37만1200달러(약 4억9000만원)로, 201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단독주택의 일반 모기지 월 상환액은 1859달러(약 247만 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33%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