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라이어, 발암물질 ‘비상’

한국제품 40%, 권장대로 조리해도 기준치 최대 3배 초과

감자튀김, 황금빛을 띠는 노란색이 될 때까지만 조리해야

유럽,식품군별 발암물질 함량 제한…한국은 업체 자율에

 

에어프라이어 10개 중 4개는 제조사의 권장 조리법에 따라 감자튀김을 조리하더라도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가 해외 기준치를 초과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발암 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하는 자연 발생 발암 물질이다. 식품을 120도 이상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할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스낵·감자튀김·커피 등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먹거리에서 빈번하게 검출된다.

유럽연합(EU)은 식품 내 아크릴아마이드 저감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식품군에 따라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치를 제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별다른 식품군별 가이드라인 없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프라이어 40%, 권장대로 조리해도 아크릴아마이드 기준치 초과

한국소비자원은 유명 에어프라이어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감자튀김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분석한 결과, 4개 제품은 제조사가 정한 사용설명서 또는 자동 설정 메뉴 상의 조리법대로 조리를 해도 EU 기준치(500㎍/㎏)를 최대 3.4배 초과한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고 25일 밝혔다.

소비자원이 시험한 에어프라이어는 △㈜대우어플라이언스(DEF-D500E) △㈜리빙코리아(YD-AF18) △㈜매직쉐프(MEA-B50DB) △㈜보토코리아(CA-5L) △㈜에쎄르(ESR-A3501B) △㈜이마트(AFG-18011D) △㈜키친아트(KAFJ-560M) △㈜필립스코리아(HD9228)△㈜한경희생활과학(AIR-5000) △㈜후지이엘티(DWAF-DM5500) 등 10종이다.

소비자원은 섭씨 200도 이상, 각 제품별 최대 조리 시간으로 조건을 설정한 뒤 냉동감자의 조리량을 바꿔보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각 에어프라이어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재료량으로 조리를 했을 때는 30㎍/㎏~270㎍/㎏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돼 에어프라이어 10종 전 제품이 EU 기준치를 충족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에서 냉동감자를 최소 재료량만 넣고 조리를 했을 때는 4개 에어프라이어에서 최대 1720㎍/㎏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돼 EU 기준을 초과했다.

다만 이 경우 조리 온도를 낮추고 시간을 줄이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이 기준치 이내로 급격히 감소했다. 4개 제조사는 이번 결과를 반영해 권장 조리법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한편 10개 제조사 중 제품 사용설명서에 아크릴아마이드 주의문구를 표시한 곳은 ㈜필립스코리아 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9개 업체는 일부 음식에 대한 조리법만 명시하고 아크릴아마이드 관련 주의사항은 안내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 아크릴아마이드 가이드라인 없어…식약처 “기준안 마련”

아크릴아마이드는 엄연한 발암 물질인데도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두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 대상이 됐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내년부터 식품군별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제한하는 기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4월 식품 내 아크릴아마이드 저감화를 위한 규정 ‘Commission Regulation (EU) 2017/2158’을 시행, 식품별 원료의 선택·보관·조리법에 따라 식품군을 20여종으로 나누고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최소 40㎍/㎏에서 최대 850㎍/㎏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내 아크릴아마이드 잔류 권고기준을 일괄적으로 1000㎍/㎏으로 정하고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다.

앞서 소비자원은 지난 8월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가능성이 있는 국민 다소비 식품 50개를 대상으로 함량 조사를 진행한 뒤 식약처에 아크릴아마이드 기준 마련을 요청한 바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식약처가 소비자원의 요청을 수용해 내년부터 식품별 기준안을 만들기로 했다”며 “에어프라이어로 감자튀김을 조리할 때는 감자튀김이 황금빛을 띠는 노란색이 될 때까지만 조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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