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1, 가격 낮추니 팔리네”

대중 추가관세 부과 연기도 한 몫…생산 10% 확대

전문가들 “현재 수요 양호하나 지속 여부는 불확실”

신형 아이폰인 아이폰11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애플이 아이폰11의 생산을 최대 10%(800만대)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아이폰11을 7000만~720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조치로 최대 8000만대까지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아이폰의 수요 증가는 더 저렴한 모델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확보하겠다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새로운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3년 연속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격 전략을 중시한다'(budget-conscious)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다. 또한 신흥시장에서의 매출 감소도 영향을 끼쳤다. 쿡 CEO가 지난 1월 애플의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가격을 들면서 신형 아이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지난달 초 출시된 아이폰11의 출고 가격은 699달러로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R(799달러)보다 50달러 저렴하다. 또한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 맥스의 출고 가격은 각각 999달러와 1099달러로 지난해 모델과 같다.

쿡 CEO는 최근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폰11의 출시로 인해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폰 매출이 출발부터 강력하다”고 밝혔었다.

아이폰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는 가격 인하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12월로 미룬 영향도 반영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추가 관세 부과가 연기되면서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 때에도 관세의 영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급업체들은 생산 확대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공급업체의 임원은 “현재 수요는 양호한 상태이나 너무 낙관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경제연구소(TIER)의 츄쉬팡 스마트폰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올해 새로운 가격 전략이 지금까지는 초기 판매와 예약 판매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세계 경제의 둔화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수요의 강세가 오래 지속될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이폰 11/app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