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산실은 대학 실험실

[블루오션 ‘실험실 창업’]①

4차 산업혁명 견인차는 ‘기술창업’

 

#17살에 세계적인 게임 히트작 ‘테마파크’를 개발한 천재. 2005년 게임업계를 돌연 떠난 그가 눈을 돌린 곳은 다름 아닌 인간의 ‘뇌’였다. 세상이 깜짝 놀란 인공지능(AI) ‘알파고’는 그렇게 탄생했다.

인간계 최강자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얘기다. 데미스 하사비스라는 걸출한 천재의 활약이 두드러졌지만 알파고는 그의 혼자 힘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알파고의 ‘산실’은 하사비스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연구과정에서 뜻을 모은 셰인 레그,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2010년 창업한 ‘딥마인드’다. 실험실 동료가 창업 동료가 된 셈이다. 하사비스는 박사 과정 중 인간 기억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신경과학적 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만드는 연구를 했다.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CEO가 KAIST에서 바이오 및 뇌공학과 특별 세미나에서 ‘인공지능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14년 구글이 딥마인드를 4억달러(약 4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할 때까지 사람들은 이 회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딥마인드의 홈페이지는 ‘최첨단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업’이란 한 줄짜리 소개뿐이다.

그로부터 2년 뒤, 구글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딥마인드가 쏘아올린 4차 산업혁명의 신호탄을 전세계인이 목도한 순간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실험실 창업’

딥마인드와 같이 대학 실험실에서 쌓은 지식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가지고 회사를 차리는 ‘실험실 창업’이 전 세계 기술혁신을 선도하며 막대한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1998년 미국 터프스 대학 교원들이 창업한 유전자 분석장비 개발업체 ‘일루미나’는 전 세계 바이오 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1990년에 시작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유전자 전체를 분석하는 데 13년이라는 세월과 27억달러(약 3조2000억원)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일루미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 인간 게놈 분석의 1000달러 장벽을 최초로 허물었고 계속된 기술 혁신으로 100달러 유전자 분석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비용의 엄청난 감소로 인해 유전자 검사가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유전자에 따라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정밀의료’가 전 세계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이런 세계 유전자 분석 시장의 80%를 장악한 일루미나는 기업가치가 25조원을 인정받았고, 고용규모는 약 5500명에 달한다.

이밖에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컴퓨터공학 교수들이 창업해 지난해 인텔에 17조원에 팔린 자율주행차 센서 스타트업 ‘모빌아이’,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졸업생들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의 범최 예측 시스템으로 기업가치 약 24조원을 달성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등이 실험실 창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한국도 혁신기술 기반 ‘실험실 창업’ 지원 시동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월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실험실 창업 페스티벌 랩스타트업(LAB Start-Up) 2019’에서 음성 AI 3D 프린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19.2.21/뉴스1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1~2위를 다툴 정도로 과학기술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대학 실험실에 잠자고 있는 기술 씨앗들을 창업으로 싹틔우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실험실 기술은 아이디어에 기반한 일반 창업 아이템과 다르게 복제가 쉽지 않고, 기술을 보유한 고급 과학기술인 또한 인적 네트워크가 우수해 창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5년간 총 1738개의 실험실 창업 기업이 설립됐고 특히 지난해 총 442개 기업이 설립돼 1274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은 “실험실 창업 관련 예산을 확대해 과기정통부 지원을 받아 신설되는 실험실 창업 기업을 연간 500개에서 1000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월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실험실 창업 페스티벌 랩스타트업(LAB Start-Up) 2019’에서 음성 AI 3D 프린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②편(美 스탠퍼드 졸업생 3명중 1명 창업…대학 ‘잠자는 기술’ 창업 물꼬 튼다)으로 이어집니다.

댓글을 남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