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월드 서스먼 지음. 김승진 옮김.
인종 차별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발생한 ‘홀로코스트’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최근 유럽과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사건까지 차별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차별의 근거는 여러 가지다. 차별론자들은 지능, 성적인 행동, 출산율, 영유아 돌봄, 노동 윤리와 노동 역량, 개인적인 절제, 수명, 법 준수 성향, 공격성, 이타심, 경제 및 기업 행위, 뇌의 크기 등이 인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이라고 미국 인류학자인 저자는 말한다. 인간 행동 중 인종적 특성이라고 흔히 여겨지는 것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밝혀진 행동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능, 법 준수, 경제 행위는 물론 코의 크기, 키, 혈액형 등도 인종의 특질과 무관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인종과 인종주의의 오랜 역사를 살펴보면서 지난 500년간 지식인·정치인·행정가·기업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생물학적 인종이 실재이며 생물학적으로 어떤 인종은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개념을 대중에 주입했다고 말한다.
그는 “인종주의의 역사에 대해 교육을 하는 것만이 우리가 무지, 증오, 두려움의 지속적인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인종주의 지식인, 정치인, 기업인들의 새로운 연대가 밀어붙이려 하는 의제들에 대해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와사랑. 43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