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클래스의 각진 실루엣 계승…”배터리, 모든 안전 기준에 부합”
“내연기관이든 전기차든 어떠한 타협도 없다. G클래스는 G클래스다워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G클래스 첫 전동화 모델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이하 G580)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 결코 주행 능력이 밀리지 않고 오히려 몇몇 기능에서 혁신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몇 발짝 떨어져서 본 외관만으로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 G450d와 분간이 되지 않았다.
G클래스 특유의 각진 실루엣을 계승한 G580은 원형 헤드라이트, 네 줄짜리 라디에이터 그릴도 동일하게 장착했다.
가까이 다가서자 비로소 엔진 소리로 두 차량을 구분할 수 있었다. 살짝 높아진 보닛,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뚫어놓은 뒷바퀴 덮개 구멍 등도 보였다.
차량 뒤편에는 스페어타이어 대신 충전 케이블을 보관할 수 있는 네모난 수납함이 자리했다.
운전석에 올라탔을 땐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오프로드 차량의 거친 이미지를 지워냈다.
시승 첫 코스는 약 30도 기울기의 오르막길. 마치 벽 앞에 선 느낌이었지만 가속페달 한 번 밟지 않고도 거뜬히 언덕에 오를 수 있었다.
운전자가 지형 대처에 집중하는 동안 최적의 추진력을 유지해 주는 ‘3단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 덕분이었다. ‘D-‘(시속 2∼3㎞), ‘D'(시속 4∼5㎞), ‘D+'(시속 6∼8㎞) 모드로 나뉜다.
4개의 바퀴마다 개별 제어 전기모터가 달려있고 지능형 토크 벡터링 기능이 있기 때문에 기존처럼 각 바퀴의 회전수를 맞추기 위해 ‘디퍼렌셜 록’을 조작할 필요도 없어졌다.
다음은 0.8m 깊이의 수로였다. 타이어가 모두 잠기고 만약 차 문을 열면 물이 들어올 수 있는 깊이였음에도 G580은 거침없이 전진했다.
G580이 주행할 수 있는 최대 수심은 내연기관 모델보다 0.15m 더 깊은 0.85m다.
바퀴 3개로만 주행하는 구덩이 구간, 옆으로 30도까지 기우는 측면 경사로, 접지력이 줄어드는 모래밭 등도 G580을 막아서지 못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4개의 모터로 차량을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는 ‘G-턴’이었다.
원래는 비포장 노면에서 쓰이는 기능이지만, 이날은 물을 뿌려 마찰력을 줄인 아스팔트 위에서 진행됐다.
작동 방식은 간단했다. 로우 레인지 모드를 활성화하고 G-턴 버튼을 누른 뒤 패들 시프트를 누른 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된다.
페달을 밟자 창밖 풍경이 앞에서 뒤가 아니라, 마치 놀이기구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휙휙 지나갔다.
G-턴 도중 패들 시프트를 놓거나 운전대를 틀면 G-턴은 자동으로 중지된다.
시승이 끝난 뒤에는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벤츠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올해 8월 인천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가 큰 논란이 됐던 만큼 안전 우려 불식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G580에는 중국 CATL이 제조한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배터리는 차량 하부 프레임에 결합해 있고 탄소 복합 소재 패널이 배터리 밑을 받쳐주는 구조로 돼 있다.
고전압 배터리 개발·충전 시스템 총괄 매니저인 플로리안 호프백은 “하부 패널은 돌에 부딪힌 뒤 그 위에 G바겐 2개를 더 얹어도 파손되지 않는 강도다. 10t까지 문제 없이 견딘다”고 강조했다.
열 폭주 우려에 대해선 “모든 테스트를 수행했고 그 기준에 모두 부합했다. 열이 축적되거나 폭주하지 않도록 배터리 위치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외부 화재와 관련해선 “배터리 하우징 자체가 두껍다 보니까 열전도가 떨어질 것이다. 배터리 셀 내에 축적되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기술도 있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한정판 모델 ‘에디션 원’ 70대를 올해 먼저 선보인 뒤 일반 모델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