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깔끔한 SUV…5세대 신형 싼타페

넉넉한 실내공간, 주행성능·연비도 양호…앨라배마서 생산

현대자동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형 싼타페는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디자인 때문에 출시 전부터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한층 넓어진 실내 공간과 대형 테일게이트 등을 갖춰 야외 활동까지 아우르는 ‘정통 SUV’로 거듭났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었으나, SUV의 기존 디자인 트렌드와는 다른 각진 외관, 현대차의 엠블럼을 재해석했다는 H자형 라이트 등이 워낙 튀는 요소였던지라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처럼 떠들썩하게 출시된 5세대 완전변경 ‘디 올 뉴 싼타페’를 지난 24일 만났다.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길고 전고는 높아져 외관은 대형 SUV급으로 육중한 느낌이다. 그러나 막상 차 문을 열고 들어가 운전석에 앉으면 인테리어에 군더더기가 없어 깔끔하다는 느낌이 든다.

변속 레버를 운전대 뒤쪽으로 옮기고 콘솔 공간에는 음료수 거치대와 휴대전화 무선 충전대, 팔걸이대 겸 수납함만 남겨 첫인상부터 단순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콘솔에 적용된 휴대전화 무선 충전대는 신호대기 등으로 짬이 날 때 잠시 메시지 등을 확인하기에 매우 편리한 위치다.

'디 올 뉴 싼타페' 내부
‘디 올 뉴 싼타페’ 내부

2열로 자리를 옮겨 보니 키 179㎝인 기자에게도 꽤 넉넉한 레그룸이 주어질 만큼 실내가 넓었다. 현대차는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이 나온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웬만한 성인이 누워 ‘차박’을 즐길 수 있는 세로 2m쯤의 공간은 나올 것 같았다.

'디 올 뉴 싼타페' 내부
‘디 올 뉴 싼타페’ 내부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차단력도 의외로 양호했고, 에어 플랩 등 공기 저항을 줄이는 각종 기술을 적용해서인지 부피가 큰 차량임에도 ‘불편한 가속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의 공기저항 계수는 0.294로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구간 단속이 이뤄지는 동안 반자율주행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을 작동하니 곡선 구간에서 꽤 높은 속도를 내면서도 차로 중앙 위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진출입 램프 등 급격한 곡선 구간이 나타났을 때 SCC가 속도를 생각만큼 빨리 줄여주지 않아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전반적인 승차감은 무난한 편이었다.

그러나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을 저속으로 운행할 때는 기대한 것보다는 출렁거림이 크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노멀’ 모드 중심으로 주행하면서 소통이 원활한 구간에서 ‘스포츠’ 모드로 출력을 시험했다. 노멀 모드로도 오르막 차로 등에서 충분한 토크를 보여준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한층 더 향상된 응답성과 함께 에르고 모션 시트가 허리를 잡아줘 고속 주행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주행 모드 스위치를 상하로 조작 가능한 점도 눈에 띈다. 예컨대 노멀 모드에서 에코 모드로 변환하려면 버튼을 계속 눌러 스포츠 모드 등을 거쳐 ‘한 바퀴 돌아가는’ 일 없이 스위치를 위로 올려 바로 에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주변을 살피느라 바쁜 운전 중에는 의외로 유용한 기능이다.

구간 단속 등으로 정속 주행하는 시간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도 연비는 제법 우수한 편이었다.

에코 모드만 사용해 기착지까지 운행했을 때 연비는 L당 13.2㎞,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 복귀한 구간에서는 L당 10.5㎞였다. 현대차가 밝힌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1.0㎞다. 추후 출시될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는 얼마나 향상됐을지 궁금해진다.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출시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출시

디자인 변화에 대한 여러 평가와 별개로, 신형 싼타페는 시장 수요와 기대치에 맞춰 꼭 필요한 점만 갖춘 ‘군살 없는’ 차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패밀리카 성격의 중형 SUV로서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최저 3000만원대 중반으로 책정됐다. 신형 싼타페는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시장에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