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월북 미군, 미국 송환 중 인천공항서 탈출

트래비스 킹 이병, 텍사스 포트 블리스 이송 과정서 판문점으로 도주

지난 2월 한국 순찰차 파손 혐의 벌금형…한국인 폭행사건도 일으켜

트래비스 킹/KVIA-TV 캡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월북한 주한미군 장병이 경찰 순찰차를 걷어찼다가 기소돼 올해 초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한국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Travis King·23)에게 지난 2월8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피고인과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는 인적사항을 묻는 경찰관들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순찰차 뒷좌석에서 “Fxxx Korean, fxxx Korean army(망할 한국인, 망할 한국군)”라고 소리치며 문을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재판부는 “순찰차 뒷문을 손괴한 데 걸맞은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피해 복구를 위해 100만원을 공탁한 점도 고려했다.

순찰차 수리비는 58만4000원이 나왔다.

킹은 이어 또 폭행사건을 일으켜 거의 두달간 구금됐다가 지난 10일 풀려났는데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ABC 방송은 킹이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을 한 뒤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됐고 석방 후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 약 1주일 동안 감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킹은 군복무 중 한국 국방훈장 등 훈장 3개를 받았는데 주한미군이 흔히 받는 훈장들로 알려졌다.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2년 동안 복무한 킹의 계급이 이등병인 것은 징계 등으로 진급이 보류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킹은 이들 사건으로 인해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소속 기지인 미국 텍사스 엘파소의 포트 블리스(Fort Bliss)로 송환되는 과정에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인 KVIA-TV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킹을 송환하기 위해 동행한 미군 관계자들은 항공권이 없어 보안 검색대에 입장하지 못했고, 혼자가 된 킹은 공항을 탈출해 판문점으로 향해 JSA 관광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