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스케이팅 대회 참석한 청소년 선수와 어머니 탑승 확인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에 착륙하던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미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 여객기에 한인 2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당국은 이들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여객기 탑승자 중에는 뉴잉글랜드 지역 피겨스케이팅 선수 2명과 그들의 부모, 그리고 두 명의 코치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WMTW8 뉴스에 따르면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 CEO이자 총괄 디렉터인 더그 제기베(Doug Zeghibe)는 30일 성명을 통해 “클럽 소속 선수 스펜서 리(16), 지나 한(16)과 그들의 부모 몰리 리, 진 한, 그리고 세계 챔피언 출신 코치 예브게니아 시쉬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사고기 탑승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나 한 양과 어머니는 한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펜서 리 군의 경우 다른 언론은 이름이 스펜서 레인(Spencer Lane)이라고 밝혔고 어머니 이름도 크리스틴이라고 보도했다. 스펜서 군은 아시아계이지만 한인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코치로 활동하던 바딤 나우모프와 예브게니아 시쉬코바 부부는 1994년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페어 부문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 출신 선수로, 2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도 출전한 경력이 있다. 이들은 2017년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에 합류해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들을 지도해왔다.
특히 스펜서는 뛰어난 실력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유망주였으며, 지나 한 역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로 사랑받아왔다고 제기베는 전했다.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사고는 1월 29일 오후 8시 48분(현지시간),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출발한 지역 항공기(아메리칸 항공 소속)가 착륙을 시도하던 중 미군 훈련용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충돌로 인해 항공기는 워싱턴 D.C. 포토맥 강으로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이, 헬리콥터에는 미 육군 병사 3명이 타고 있었다.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은 과거에도 비슷한 비극을 겪은 바 있다. 1961년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18명이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유럽으로 이동하던 중, 비행기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추락하며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희생자 중 거의 절반이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 출신이었으며, 미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가장 큰 손실로 기록됐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