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을 주사로?…’여성용 비아그라’ 팔릴까

FDA, 여성 성욕장애 치료법 승인…미국 환자 500만명

폐경전 여성 치료제…’성욕의 약물조절 시도’ 윤리논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성욕저하장애 치료를 위한 ‘여성용 비아그라’ 바이리시(브레멜라노타이드)를 승인하면서 성욕을 약물로 조절하려는 시도가 옳은가에 대해 논쟁이 시작됐다.

바이리시를 개발한 제약회사는 성욕저하는 여성들에게 큰 고통이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환자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은 감정이나 정신적인 문제로 치부해 치료 가능하다는 사실조차 모른채 고통속에서 지낸다고 지적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여성중에 성욕이 떨어지는 것에 괴로움을 느끼고 스스로 치료해야 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묻는다. 더우기 바이리시는 먹는 약이 아니라 자가주사제이기 때문에 성관계를 위해서 주사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24일 FDA에 따르면 폐경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후천성 일반성욕저하장애(HSDD)를 치료하기 위한 AMAG 파마수티컬스(AMAG Pharmaceuticals)의 바이리시(브레멜라노타이드)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리시는 성적반응에 관여하는 멜라노코틴(melanocortin)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합성호르몬이다. 하지만 성욕을 개선하고 관련 괴로움을 개선시키는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다. 환자들은 성관계 45분 전에 복부 또는 허벅지 피부 밑에 프리필드 자동주사기를 이용해 자가주사로 투여한다.

힐턴 조프(Hylton V. Joffe)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뼈·생식·비뇨기 제품부문 책임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한 성욕저하로 괴로움을 겪는 여성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리치료로 이득을 볼 수 있다“며 “FDA는 여성들의 건강보호 및 증진을 위해 여성 성기능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HSDD는 성욕 저하가 특징이며 고통이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유발한다. 이전에 성욕에 문제가 없었던 환자에서 HSDD가 후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HSDD는 성행위, 상황 그리고 파트너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의학적 또는 정신적인 상태, 약물에 의한 영향 또는 관계 문제로 인한 증상과는 다르다.

셰릴 킹스버그(Sheryl Kingsberg) 클리브랜드 대학병원 행동의학책임은 “HSDD의 고통은 대인관계에 부담을 줘 일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겉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는 혜택도 여성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통계학자나 일반인에게는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내 환자들에게는 의미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AMAG사 또한 이번 신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성들을 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한다.

HSDD로 진단받기 위해선 먼저 여성이 자신의 성적 욕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며, 그 변화를 괴로움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러나 여성의 상태가 HSDD가 되기 위해서는 성욕감퇴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원인들이 없는 경우여야 한다. 보통 인간 관계의 문제, 다른 약의 부작용, 수술의 지속적인 영향 등으로 성욕 감퇴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경우 약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일부 해외 언론들은 이번에 출시된 브레멜라노타이드는 부작용은 적고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고해도 성욕이 약물치료 문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화를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에이미 파디아(Ami Fadia) 에스브이비 리링크( SVB Leerink)투자은행 애널리스트는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여전히 AMAG사에 큰 수익을 가져다줄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파디아에 따르면 여성들은 성관계 전에 주사기에 손을대야 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약 500만명의 여성들이 브레멜라노타이드의 후보가 될 수 있지만,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는 그 여성들 중 몇 퍼센트가 정말로 치료를 받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환자수가 아주 작아지기 시작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크롭 박사는 HSDD에 대해 회사가 여성과 의사들에게 교육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AMAG사는 웹 사이트를 만들었다. AMAG사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여 성욕저하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이 사이트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웹사이트에는 동영상 사용후기, gif 애니메이션 파일, 그리고 여성들에게 HSDD의 증상이 있는지 알려 줄 수 있는 퀴즈가 포함됐다.

킹스버그 박사는 여성 성기능 장애의 미래가 최근 우울증의 역사를 반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한때 우울증을 의학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정신 질환으로 보았다. 킹스버그는 프로작(Prozac)과 같은 약물의 출현으로 처방 할 것이 무엇인지 밝혀졌으며 그 과정에서 진단과 치료법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킹스버그 박사는 “HSDD는 정확히 우울증의 사례와 똑같다”며 “여성들은 그것이 치료 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모른 채 침묵 속에서 고통을 겪는다. 그리고 그것은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리시의 효과와 안전성은 HSDD를 가진 1247명의 폐경 전 여성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조 임상을 24주에 걸처 2회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 달에 2~3회 이상, 그리고 일주일에 1회 이상은 사용하지 않았다. 바이리시를 처방받은 환자 중 약 25%는 성욕평가점수가 1.2점 이상 증가했으며 위약복용 환자는 약 17% 증가에 그쳤다.

또한, 바이리시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약 35%는 위약을 복용한 환자들의 약 31%에 비해 성욕고통 점수에서 1점 이상 감소(0~4점까지 범위)를 보였다. 만족스러운 성관계 횟수에서는 대조군과 실험군간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바이리시는 성기능을 향상시키지는 않는다.

바이리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과 구토, 홍조, 주사부위의 반응과 두통이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의 약 40%는 첫 번째 바이리시 주사시 메스꺼움을 경험했고, 13%는 메스꺼움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 필요했다. 임상시험에서 바이리시로 치료받은 환자의 약 1%는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환자의 절반가량이 얼굴과 가슴을 포함한 잇몸과 피부의 일부가 어두워졌다고 보고했다. 피부가 검은 환자들은 이런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았다.

임상 시험에서 바이리시는 투여 후 혈압 증가가 관찰됐으나 보통 12시간 내에 해결됐다. 바이리시는 이러한 효과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또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도 권장되지 않는다.

바이리시는 또한 혈액 속의 날트렉손(Naltrexone)의 수치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이나 오피오이드계 약물 의존증 치료를 위해 날트렉손 함유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바이리시를 사용하면 안 된다.

FDA는 지난 2012년 집중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 20개 질병 영역 중 하나로 여성 성기능 장애를 꼽았다. 2016년에 FDA는 약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을 돕기 위해 “여성의 낮은 성적 관심 욕구 및/또는 치료제 개발”이라는 제목의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FDA는 여성 성기능 장애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FDA는 지난 2015년 HSDD를 적응증으로 한 에디(플리반세린)의 품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당시 FDA의 품목허가는 성욕이 의학적 문제인지 여부에 대해 논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판매량이 적어 그 약에 대한 논란은 사라졌다. 복용전 술을 마실 경우 실신같은 큰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호응을 얻지 못했다.

제약업계 조사기관인 IQVIA에 따르면 스프루트 테라퓨틱스(Sprout Therapeutics)가 시판한 이 약은 2015년 허가 이후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에디의 가장 큰 실패원인은 복용전 음주에 대한 FDA의 제제였다.

AMAG는 지난 2017년 팔라틴 테크놀로지(Palatin Technologies)로부터 브멜라노티드를 이전받아 이번에 바이리사를 출시했다. 바이리사는 투여전 음주에 관한 별다른 주의사항은 없다. AMAG는 이러한 개선은 HSDD를 가진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줄리크롭(Julie Krop) AMAG 최고 의료책임자는 AMAG의 목표는 “설문지상의 점수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각 여성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크롭 박사는 “한번에 모든 욕망을 처방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을 강탈당했다고 생각되는 것을 회복할 수 있는 선택권과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HLN 뉴스에 소개된 여성용 일반성욕저하장애(HSDD) 치료제 바이리시(VYLEE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