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구하라 세상 떠나도…”

온라인 추모공간으로 살아있는 ‘디지털 유산’

SNS 애도 통해 상실감 만회하는 팬들 늘어

팬 힘합쳐 SNS 계정 삭제 정책 철회시키기도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연예인 설리의 인스타그램에는 지금도 팬들이 남긴 댓글이 매일 올라온다. 서울에 첫눈이 내린 지난 3일에는 “언니 오늘 처음 첫눈이 왔어요”라며 고인에게 안부를 묻는 듯한 댓글이 달렸다.

지난달 24일 유명을 달리한 연예인 구하라의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구하라가 마지막으로 남긴 ‘잘자’라는 인사의 게시물에는 전 세계 팬들이 남긴 “보고싶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이 된 연예인들이 디지털 공간에 남긴 흔적들이 ‘온라인 추모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이 개인 SNS에 남긴 사진·게시글·영상 등은 가장 사적인 기록이라는 점에서 팬들이 고인을 떠올리게 하는 ‘디지털 유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설리의 인스타그램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강윤화씨(22·여)는 “비록 설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설리가 남긴 글을 보면서 생전에 앞장서 온 여성인권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유튜브와 방송에서도 연예인 ‘설리’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보이는 모습이 인간 ‘최진리'(설리의 본명)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였던 종현의 팬이라는 최지원씨(28)는 “매년 이맘 때 종현이 불렀던 노래를 찾아듣고 SNS에도 짧게라도 편지를 쓴다”며 “동영상 조회수가 매일매일 늘어나는 걸 보면서 나 말고도 종현을 함께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트위터 맞서 추모공간 지켜낸 팬들…트위터 “비활성 계정 삭제 철회”

이처럼 팬들이 개인 SNS를 통해 고인을 기리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소유자가 사망한 계정을 ‘관리’하려는 SNS 업체 간의 갈등이 발생한 일도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트위터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을 지키기 위해 6개월 이상 로그인하지 않은 이용자들의 계정을 오는 12월11일부터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트위터의 계정 삭제 결정에 이용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한국에서 종현의 팬들이 ‘#트위터계정삭제반대’, ‘#종현이와의소중한추억’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게시물을 올리며 트위터에 해당 정책을 취소해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이용자들의 강력한 요구에 결국 트위터 측은 하루 만에 “이번 조치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계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며 “우리가 놓친 부분에 대해 인지했으며 사람들이 (사망자의 계정을) 기억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까지 비활성 계정을 삭제하지 않겠다”고 정책을 철회하기도 했다.

세상을 떠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팬들이 찾아와 그리움을 표하는 고(故) 구하라의 계정 (인스타그램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