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2명 추방’ 세상에 알린 사진 한장

대통령비서실 관계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주민송환 관련 메시지를 보고 있다. 지난 11월 2일 삼척으로 내려왔던 북한주민을 오늘 15시 판문점을 통해 송환한다는 내용이다.

국회 회의장에서 청와대 관계자 스마트폰 문자 포착

여야 모두 “보도 없었으면 국민들에게도 숨겼을 것”

정부가 살인을 저지른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추방 당일인 7일 오전까지 극비사항이었으나, 이날 정오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 전체회의장에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스마트폰으로 보내진 문자메시지 내용을 카메라로 포착한 뉴스1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사의 내용은 “지난 2일 삼척으로 내려왔던 북한주민 2명을 이날 오후 3시에 판문점으로 송환할 예정이며, 북한주민이 자해위험이 있어 적십자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 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보도를 근거로 이날 오후 예산안 승인을 위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중 야당 의원들은 ‘북송 중단’을 요구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둘러 송환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강제북송이란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도 “적어도 외통위에서 강제북송을 중지하라는 결의라도 하고 진상조사와 진상규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당의원들의 거듭된 진상규명 요구와 강제북송 중단요구에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속개된 회의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동해상에서 2일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 세시경 판문점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 비정치적 범죄로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이 아니고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국제법상 난민도 안 돼 정부부처 협의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발표 후 국내 방송, 통신 신문 등 각 매체들은 뉴스1 단독보도로 촉발된 북한주민 2명 추방 내용을 앞다투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이날 송환된 북한 주민과 관련된 내용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저녁 뉴스1의 단독 보도 내용과 관련해 국정원으로부터 비공개 현안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7일 북한으로 추방된 북한 선원 2명에 대해 “선장의 가혹행위가 계속되자 선장을 살해한 뒤 이 사실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동료 선원들까지 모두 살해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선장 등 선원들 살해에 가담한 인원은 이날 북한으로 추방된 2명 이외에 1명이 더 있었다.

이들 3명과 선장을 포함한 19명의 선원은 지난 8월 15일 김책항에서 출항했는데, 선장의 가혹행위가 계속되자 이들 3명이 모의해 10월 말께 선장 등 16명을 살해했다.

이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그 사람들이 처음에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른 경로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활용해 (범행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스1의 보도가 없었다면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공개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외통위에서 “만약 뉴스1에 폰 화면이 찍히지 않았다면 이게 과연 공개됐을까 의구심조차 든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런 중대사안을 국민께 즉각 알려야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비밀스럽게 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주민 2명 송환 관련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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