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진출 소감 “‘인셉션’ 아닌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후보 지명 직후 현지 매체를 통해 “‘인셉션’인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13일 미국 매체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오스카 후보 지명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나는 곧 깨어나서 이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실상은)여전히 ‘기생충’ 촬영 현장에 있고, 모든 것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다. 밥차에 불이 붙은 것은 것을 보고 나는 통곡하겠지. 하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훌륭하고 너무 행복하다”고 유머가 섞인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기생충’이 HBO에서 아담 맥케이 감독이 참여하는 드라마로 제작되는 것에 대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봉 감독은 “나는 아담 맥케이의 ‘빅쇼트’를 정말 좋아한다. 나는 그의 유머러스함과 미국 정치에 대해 그가 보여주는 예리한 풍자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을 쓸 때 나는 두 시간이라는 러닝 타임 안에 담기 어려운 더 많은 아이디어들을 떠올렸었다. 만약 러닝 타임이 더 길어질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을 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담 맥케이와 곧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나는 TV산업과 친숙하지는 않지만 나는 이 한정된 시리즈가 ‘기생충’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이야기의 더 깊은 곳까지 가닿는 확장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알렸다. 현재까지 ‘기생충’ 드라마가 영어로 제작될 것인지, 한국어로 제작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은 골든 글로브에서 화제가 된 자신의 수상 소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그는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직후 ”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넘어서면 놀라운 영화들을 더욱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ilms)”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 소감은 미국 관객들 뿐만 아니라 한국 관객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한국에서도 관객들은 국산 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보기 때문”이라면서 “다양한 영화들이 대륙을 넘나들며 다른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객들이 여러 다양한 영화들에 더욱 열려있고, 이 한국 영화가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된 것만 해도 미국 관객들의 변화된 태도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인터넷 팬덤 ‘봉하이브'(bonghive)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봉 감독은 “불행하게도 나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듣기만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몇가지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을 보여줬다. 감사하다고밖에 할 수없다. 모든 것을 다 보지는 못했다. 무척 재밌지만, 우선순위는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업은 사람이 하기에 무척 외로운 작업이다. 그래서 내가 (팬들과)함께 즐길 수 없는 것을 사람들은 이해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기생충’은 13일 오후 10시18분(현지시각 13일 오전 5시18분)부터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6개 부문에 최종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 영화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2월9일 LA에서 열린다.

봉준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