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영화전공 20대 감독, 봉감독 한국어 유머 완벽 전달
CNN “언어의 아바타” 찬사 이어 현지 매체들 조명 잇따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소식에 봉준호 감독과 출연 배우 못지않게 조명을 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봉 감독의 통역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최성재(샤론 최)씨다.
10일 CNN은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 샤론 최를 위한 박수갈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봉 감독의 통역사로 함께 아카데미 무대에 오른 최씨를 조명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부터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춘 최씨는 시상식뿐만 아니라 각종 TV쇼에 함께 등장하며 봉 감독 특유의 유머와 달변을 적절하고 매끄럽게 전달하는 통역사로 이름을 꾸준히 알려왔다.
봉 감독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언어의 아바타처럼 모든 통역을 완벽하게 해주는 놀라운 최성재씨”라며 최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는데, 봉 감독의 ‘아바타’로 활약한 최씨의 통역에 현지 언론들도 주목할 정도다.
CNN은 이날 봉 감독이 국제극영화상 수상 소감에서 “아침까지 밤새 술을 마실 준비가 됐다”고 말한 것을 전하며 “열심히 일한 최씨도 한잔 하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달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직후 미국 연예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당신도 스타가 됐다”며 최씨에게 마이크를 건네기도 했다.
봉 감독 역시 “그는 큰 팬덤을 가졌다”며 “그는 완벽하다. 우리는 언제나 그에게 의지하고 있고, 훌륭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영화계에 따르면 20대 중반인 최씨는 전문 통역가가 아니며 한국 국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영화를 공부했고, 본인의 영화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영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매끄러운 번역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최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유튜브에는 최씨의 통역 장면을 담은 영상이 조회수 100만회를 넘을 정도로 인기다. ‘미국 기자의 곤란한 질문에 능숙 대처'(164만회), ‘가장 어렵다는 한국어 유머 통역하기'(117만회), ‘기생충 영화 흥행에 샤론 최 통역사가 주목받는 이유 분석'(114만회) 등등 통역 동영상이 시선을 끌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그가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거친 부분은 부드럽고 품위 있게, 강조하려던 부분은 더 날카롭고 유머러스하게 실시간으로 다듬어서 통역하는 걸 보면 너무 대단하다. 이 분의 영화가 궁금하다”는 트윗이 올라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다.
최씨가 통역가가 아니라 영화감독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