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의회 품격 하락 지적…트럼프 때 민주 펠로시 연설문 찢기도
9일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국정연설에 방해가 될 정도로 야유를 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없는 것은 소속 정당인 공화당 내 사정과 함께 미국 정치권 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NYT는 그린 의원의 행위는 하원의 품위유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라고 고함을 친 공화당 소속 조 윌슨 하원의원에 대해 하원은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당시 하원은 결의안에서 윌슨 의원의 야유가 품위유지 규정을 위반했고, 상·하원이 모두 참여한 국정연설에서 하원에 불명예를 안겼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그러나 그린 의원에 대해선 이 같은 징계 조치가 추진될 조짐이 관찰되지 않는 상황이다.
징계를 추진해야 할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그린 의원 등 공화당 내 극우성향 의원들의 지원으로 의장 자리에 올랐다는 ‘빚’이 있기 때문이다.
국정연설 직후 그린 의원도 징계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털끝만큼도 걱정하지 않는다. 매카시 의장은 나를 보호하고, 그는 내 편”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도 그린 의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징계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NYT는 이 같은 민주당의 태도는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을 달았다.
당시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정연설 도중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이었던 낸시 펠로시 전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연설문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그린 의원의 야유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는 공화당 내 중도파 의원들도 민주당이 과거에 보였던 모습 때문에 징계를 추진하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하원의원은 “하원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자기는 떳떳하고 남은 잘못했다’는 식은 안된다”라며 “여야 정치인 모두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