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통가를 뒤흔든 미국 법인 쿠팡Inc가 오는 3월이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지 3년이 된다.
쿠팡은 가파른 속도로 외형성장을 이뤄 작년 첫 흑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뉴욕 증시에서 쿠팡Inc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현지에선 쿠팡Inc에 투자한 주주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 주가는 쿠팡이 2021년 3월 11일 상장 당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69달러와 비교하면 70%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창업주인 한국계 미국인 김범석 의장은 한국 쿠팡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법인 쿠팡Inc를 뉴욕 증시에 상장시켰다. 쿠팡Inc 의결권은 작년 4월 기준 김범석 의장이 76.5%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Inc 주가는 그러나 상장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가는 2022년 5월 10달러 밑으로 주저앉았고 이후 지금까지 20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3분기에 매출 8조원과 영업이익 1146억원을 거둬 창업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고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후 쿠팡Inc 주가는 9.9% 급락했다.
쿠팡Inc 시가총액은 작년 11월 7일 기준 304억4000여만 달러(약 40조원)에서 하루 만에 4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현재 시총은 286억달러(37조4000억원) 수준이다.
증권가는 “쿠팡이 내놓은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30% 이상 밑돌아 시장에선 어닝쇼크(실적 실망)로 인식됐다”며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에 따르면 누적 적자는 6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작년에 연간 흑자를 달성하더라도 당장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는 어렵다.
쿠팡은 6조원대 적자에 대해 물류센터 확충 등을 위한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시장에선 “투자 대비 수익성 개선이 너무 더디다”는 말이 나온다.
쿠팡은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2021년 월 2천900원에서 4천990원으로 올렸고, 로켓그로스를 통해 제3자 물류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쿠팡은 연합뉴스에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며 아직 많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현황’에 따르면 쿠팡 점유율은 24.5%로 가장 높다. 반면 쿠팡은 유로모니터가 집계한 전체 유통시장 점유율에서 자사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쿠팡Inc 주식을 매수한 한인 투자자와 뉴욕시공무원연금 등 주식 투자자들은 “기업공개 신고서에 허위 또는 사실을 오인할 내용을 담았고, 상장 이후 불공정 행위에 따른 주가 폭락 손실을 보상하라”며 주주소송을 제기했다.
쿠팡은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미국에 상장한 대부분 주요 회사가 일반적으로 겪는 일로, 본 소송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 위반행위가 있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이미 각하 요청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