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토연구소 “동맹강화는 축하하지만 차선책일 뿐”
대북제재 효과 의심하며 북미 신뢰구축 위한 교류 촉구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더 바람직하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핵 협의그룹'(NCG) 신설 제안 등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미국의 자유주의적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미국의 공허한 승리”라고 평가하고 미국 대북정책을 협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진단한 뒤 “미국인들을 겨냥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관여하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제재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북한 핵무기의 실질적인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수년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사실상 고립정책으로 생존했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대북제재는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 도시들이 북한의 핵무기 목표가 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량하는 작업을 계속하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랜드연구소는 2021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27년까지 핵무기를 최대 242개 보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동안 정권 붕괴를 우려해 선제공격을 할수 없었다며 “그러나 김정은이 통치 위기를 맞을 경우 수년 안에 미국 도시들을 겨냥한 보복공격을 위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벤도우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북한과 신뢰를 쌓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주요 당사자들이 자리에 앉은 뒤 첫째 종전에 합의하고 둘째 장기적 평화를 위한 틀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미국인의 방북을 허용하고 북한과 교육,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 교류를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