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처럼 아베 신조로…성 먼저 써달라”

일본정부 “로마자 성명, 성-이름 순으로 표기해야”
외무상 “G20정상회의·도쿄올림픽 앞둬 변화 적기”

 

고노 다로(河野太郎)외무상

일본이 로마자 표기시 이름 다음에 성(姓)을 쓰는 관행을 바꾸기로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해외 언론사에 일본인 성명의 로마자 표기를 ‘이름-성’ 순서에서 일본의 관례대로 ‘성-이름’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Xi Jinping), 문재인 대통령(Moon Jae-in) 등 다른 아시아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신조 아베'(Shinzo Abe)가 아닌 ‘아베 신조'(Abe Shinzo)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내년 도쿄올림픽을 언급하며, “지금이 변화를 만들 적기다. 이번 변화가 올해와 내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0년 교육문화체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어학협의회 보고서를 인용해 “모든 사람들은 인류의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의식하고 이용해야 한다. 모든 경우에 있어 성을 먼저 표기하는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식 성명 표기는 외국어를 사용할 때 성보다 이름이 먼저 오도록 순서를 뒤집는 것으로, 메이지 시대인 19세기 말~20세기 초 서구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시작됐다. 이 같은 변화에 재팬타임스는 “서구식 글쓰기 관습을 떨쳐버릴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 영어에 능통한 고노 외무상은 이전부터 성명 표기 방식을 바꾸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는 지난 3월에도 일본 외무부가 여권을 포함한 공식 문서에서도 로마식 성명 표기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한 적 있다.

이에 대해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문부과학상은 “다른 정부 기관들이 극적인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지만, 조만간 행정기관과 교육 및 언론 단체에 일본 질서로 전환하는 것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며 “관습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