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자랑한 로봇 옵티머스…”AI 아닌 사람이 조종”

언론 “로보택시 행사서 공개한 로봇 일부, 직원들이 원격작동 정황”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 영상 속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 영상 속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Tesla) 유튜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일부가 사람의 원격 조종으로 작동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0일 열린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에서 옵티머스 수십 대를 가져와 “로봇이 해마다 극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소개하면서 로봇이 바텐더 복장을 하고 행사 참가자들에게 음료를 서빙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옵티머스 로봇들이 여러분 사이를 걸어 다닐 테니 친절하게 대해달라”며 “여러분은 로봇에게 바로 다가갈 수 있고, 로봇이 바에서 음료를 서빙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들은 각 옵티머스의 옆에 있던 테슬라 직원들이 손에 원격 신호 장치로 보이는 기기를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소개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소개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Tesla)]

또 스코블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그가 한 옵티머스에게 “당신의 어느 만큼이 AI냐”고 묻자, 옵티머스가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다시 “약간인지 전혀 아닌지”(some or not) 추궁을 받고는 “약간일 수 있다”(It might be some)고 답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는 행사 다음날 고객 메모에 “이 로봇들은 완전히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 작동(인간의 개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자유도와 민첩성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는 것이 우리의 이해”라고 썼다.

IT 기술 전문가 로버트 스코블이 게시한 글과 영상
IT 기술 전문가 로버트 스코블이 게시한 글과 영상 [로버트 스코블(Robert Scoble) X 게시물]

테슬라는 이런 의혹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일렉트렉은 “이 모든 것의 결론은 테슬라가 종종 그렇듯이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도 로보택시 행사에 대한 월가의 평가를 이날 전하면서 “옵티머스의 잠재력은 커 보이지만, 지난 금요일 행사에서 로봇 일부를 사람이 원격 조종한 것처럼 보인 것은 비난받을 만하다”고 짚었다.

하지만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 에디슨 유는 2035년 테슬라가 대당 5만달러(약 6800만원)에 로봇 20만대를 판매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면서 테슬라 주식에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주가를 295달러로 잡았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행사 다음 날인 11일 8.8% 하락했다가 이날은 0.62% 오른 219.16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