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승객, 16세 소녀와 어머니 성추행

델타항공 여객기서 9시간 동안 범행…피해자 항공사 제소

보드카 10잔, 와인 1잔 마셔…”승무원들 아무 조치도 안해”

항공기 내에서 술에 취한 남성 승객이 16세 소녀와 어머니를 9시간 동안 성추행한 사건과 관련, 피해 모녀가 항공사에 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했다.

30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 JFK 공항에서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는 델타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들이 제공한 보드카 10잔과 와인 1잔을 마시고 만취한 남성 승객 1명이 옆 자리에 앉은 모녀를 강제로 성추행했다.

피해자들이 뉴욕 동부법원에 제기한 소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아테네에 도착할 때까기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항공사 승무원들은 모녀의 도움 요청을 무시했다. 또한 승무원들은 범행에 대해 현지 당국이나 미국 법집행 기관에 알리지 않았고 목적지에 도착한 용의자가 비행기 밖으로 나가도록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들은 “델타항공 승무원들은 용의자가 눈에 띄게 취했는데도 계속 술을 제공했다”면서 200만달러의 보상금을 청구했다.

소장에 따르면 만취한 남성 용의자는 술에 취해 옆자리의 16살 소녀와 대화를 시도하다 이를 무시하는 소녀에게 소리를 질렀고 ‘음란한 몸짓’을 한뒤 그녀의 주소와 개인 정보를 요구했다. 이어 소녀의 등을 손으로 잡아 공포에 몰아넣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남자에게 딸이 아직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미성년자라고 말했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뒤 손을 뻗어 그녀의 어머니의 팔을 당기기 시작했다. 다른 승객들도 용의자가 술에 취해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승무원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모녀에게 “그냥 인내심을 가지라”고 말한 뒤 돌아갔다.

코네티컷주 출신이라고 알려진 용의자는 술에 취해 중얼거리며 앞자리를 발로 찼고 다시 다시 소녀를 만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녀는 남성을 다른 좌석으로 옮기고 술을 더 이상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승무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내비친 뒤 오히려 와인 1잔을 더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모녀의 거듭된 요청에 승무원들은 용의자에게 “옆자리 여성들에게 그만 말을 걸라”고 말했고, 이에 화가 난 용의자는 모녀에게 비명과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소녀는 공황발작을 일으키며 어머니의 무릎에 머리를 내려 놓았는데 이때 용의자는 화장실에서 돌아와 젖은 손가락으로 소녀의 브래지어 끈에 있는 걸쇠를 더듬었다.

소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계속 어머니의 다리에 손을 얹었고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움직였다. 이에 어머니는 또다시 승무원들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했고 다른 남성 승객이 자발적으로 10대 소녀와 자리를 바꿔 남은 비행 동안 술에 취한 남자와 어머니 사이에 앉았다.

비행기가 착륙한뒤 승무원들은 모녀에게 사과하며 5000마일의 무료 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했지만 용의자를 현지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델타항공은 “진행중인 소송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부적절하거나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고객에게 무관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고객과 직원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연 대표기자

델타항공의 여객기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