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 뒤 아버지도..조지아 가정의 비극

트랜스젠더 딸 정신질환 앓아… 가족들 트라우마 시달려

아들 “총격 발생 몇 시간 전에도 이상 징후 보이지 않았다”

조지아주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오랜 시간 가족 내에서 빚어진 갈등과 고통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오후 5시 45분 캔턴시 한 주택에 출동한 체로키카운티 경찰은 하워드 뉴하우스(57)가 캐슬린 뉴하우스(19)를 살해하고 자살한 현장을 목격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하워드의 아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로컬 언론에서 이번 사건을 단순히 아버지가 딸을 죽이고 자살한 사건으로 보도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하워드의 아들이자 캐슬린의 오빠인 크리스 뉴하우스가 20일 CBS46 과의 인터뷰에서 아픈 가정사를 밝혔다.

올해 조지아텍 졸업을 앞둔 크리스는 사건 발생 당일 낮잠을 자고 깨어보니 어머니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와 메시지가 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음성메시지에는 “네 아버지가 네 여동생을 죽이고 자살했다”라는 상상도 못할 내용이 담겨 있었다.

크리스에 따르면 캐슬린은 수년간 정신질환을 앓아온 트랜스젠더 여성이다.

크리스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동생이 집으로 돌려보내질 때마다 가족 모두 엄청난 스트레스와 갈등에 시달려 왔다”며 “특히 팬데믹 시작 직전 동생이 집에 온 것이 비극적인 결말의 방아쇠를 당기는 시점이 됐다”고 했다.

캐슬린은 2020년 3월 그녀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던  존스보로의 한 주택에서 도망친 이후 사망한 날까지 클레이턴카운티의 실종자 신고(Mattie’s Call: 장애인 혹은 노인 실종 신고)’ 명단에 거의 2년간 올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앓는 캐슬린으로 인해 가정에는 수년간 비명과 고함소리, 폭력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웃들도 이들 집에 경찰이 여러 차례 출동한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크리스는 사건 발생 몇 시간 전 아버지, 여동생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밀크쉐이크를 마시는 등 시간을 보냈지만 총격을 짐작할만한 어떤 분위기도 감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에 마음이 무너지지만 지금은 둘 다 좋은 곳에 있음을 알기에 마음이 평온한 상태”라며 “어머니도 괜찮아지실테고 내가 잘 돌봐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다.

이상연 대표기자

아들 크리스 뉴하우스(왼쪽), 아버지 하워드 뉴하우스(가운데), 딸 캐슬린 하워드(오른쪽)/ 사진 크리스 뉴하우스 제공(CBS46),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