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마일리지는 곧 결정

EU,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최종 승인…마일리지 향배 촉각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며,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두 항공사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해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이번 승인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에어인천을 ‘적합한 매수인’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에어인천이 양사로부터 독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매각된 화물사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충분한 재정적 자원과 경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EU가 제시한 조건부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EU는 올해 2월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 유럽 4개 중복 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에서 신규 항공사 진입 보장 ▲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절차를 제시한 바 있다.

여객 부문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신규 진입 항공사로 선정돼 유럽 4개 노선 취항 및 운항을 지원받았다. 이에 대해 집행위는 이달 15일 티웨이항공이 조건을 충족했다고 판단, 여객 부문 시정 조치의 이행을 승인했다. 화물 부문에서는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인수해 시장 경쟁성을 유지할 것으로 평가되며 최종 승인이 이루어졌다.

◇ 미국 법무부 승인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

대한항공은 이번 EU의 최종 승인을 미국 법무부에 보고했다. 미국 법무부는 EU와 달리 별도의 승인 결정을 내리지 않고,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기업결합을 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 업계에서는 심사가 가장 까다로운 EU가 최종 승인을 내린 만큼, 미국이 추가적인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미 법무부는 미주 노선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이 에어프레미아와의 미주 노선 연계 운항 확대 등 선결 과제를 이행한 점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확보하게 되었다.

대한항공은 12월 20일 이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뒤 최종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약 2년간 별도 자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며, 그동안 대한항공은 양사의 통합 및 시너지를 극대화할 준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마일리지 1:1 통합은 어려워…공정위 심사 통해 결정

이번 합병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 방식을 둘러싼 소비자 우려가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면서 1:1 통합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전환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일단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는 2년 동안은, 마일리지도 독립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통합 항공사 출범시기에 맞춰 합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비율의 경우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최대 1.5배 더 가치가 높아, 1대 1 전환은 어려울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문 컨설팅 업체와 함께 전환 비율을 결정하고, 공정위 등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승인을 계기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향후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 항공업계에서 한국의 대표 항공사가 차지하는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