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5천억원 ‘증발’

누적 마일리지 거의 3조원…1월에 4936억원 소멸

“새로운 복합결제, 사실은 항공사 수익증대 기여”

 

한국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마일리지가 새해 무려 약 5000억원어치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항공사별 연결 재무상태표를 분석한 결과 국적 항공사의 누적 마일리지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한항공이 2조213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7237억원으로 총 2조93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20년 1월에 소멸되는 마일리지 규모를 나타내는 ‘유동성 이연수익’은 대한항공이 3940억원, 아시아나가 996억원으로 총 49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 마일리지가 통상 20원으로 환산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총 246억8000만 마일리지가 된다. 비수기 한국-유럽 왕복항공권 일반석 구입에 7만 마일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5만25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항공 마일리지는 일종의 부채로 인식돼 재무제표상 이연수익 계정에 잡힌다. 소멸시효가 도래해서 마일리지가 소멸되면 이연수익에 잡힌 부채가 고스란히 항공사 수익으로 바뀐다. 내년 초 항공사들은 아무런 영업활동 없이 5000억원 가량을 수익으로 챙기는 셈이다.

최근 대한항공은 항공권을 구매할 때 운임의 20% 내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송의원실에 따르면 이 방안은 마일리지와 현금 등을 이용한 복합결제를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것처럼 포장됐지만 사실은 항공권 구매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늘어나고, 적립 마일리지는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 방안이 실시되면 항공사에 연 1500억원의 수익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여름까지 주요 노선의 마일리지 항공권이 매진되면서 사실상 마일리지를 사용할 길조차 막혀 있는 형편이다.

송 의원은 “해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민들의 막대한 자산이 대기업에 넘어가고 있음에도 정부는 영업기밀 보호 등을 핑계로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항공사업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국민의 권리를 되찾고 균형있는 마일리지 제도를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유동성 이연수익은 해를 넘겨 소멸하는 마일리지 규모가 아니라 고객들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일리지 금액을 미리 잡아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해마다 소멸하는 마일리지 금액 규모는 사업상 비밀이어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대한항공 제공